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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구글의 AI 스피커 ‘네스트 허브’, 얼마나 똑똑해졌을까?

이종현
[디짙럴데일리 이종현기자] 그동안 잠잠하던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이 다시금 활력을 되찾고 있다. 구글도 2년 만에 신제품을 출시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구글은 지난 6월 신규 AI 스피커 ‘네스트 허브’와 ‘네스트 미니’를 국내에 출시했다. 각각 11만5000원과 6만4900원이다. 이중 네스트 허브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으로 보다 활용도가 높아졌다.

네스트 허브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이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을 ‘스피커’라고 칭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들지만 제조사인 구글도 자사 제품에 스피커라는 용어를 사용 중이다.

터치가 가능한 7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네스트 허브는 태블릿 PC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디스플레이 탑재로 최근 급증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 밝기 센서를 탑재해 환경에 따라 조명과 색상 등을 자동 조정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AI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얼마나 똑똑한가’일 것이다. 네스트 허브는 구글의 AI 비서 시스템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를 떠올리면 된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발전은 AI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반인이라면 크게 놀랄 수준이다.

우선 음성 인식률이 대단히 높아졌다. 정확한 발음이 아니면 인식을 하지 못하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수준이다. 사투리나 지역 억양도 무리 없이 인식했다. 검색 능력도 높아졌다. 어떤 것을 물어보면 그와 관련된 내용을 구글 검색을 통해 알려준다.

특히 구글 어시스턴트의 업데이트로 화자의 언어를 인식해 이를 자동으로 번역해 들려주는 ‘통역’ 기능은 놀라운 수준이다. 전문적인 용어나 지나치게 긴 문장은 어렵지만 문장을 끊어서 들려줄 경우 높은 수준의 인식과 통역률을 보인다.

대신 검색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행까지 해 준다. “헤이 구글, 유튜브로 최신 AI 관련 정보 틀어줘”라고 말한다면 자동으로 유튜브를 작동한 후 관련 콘텐츠를 재생한다. “헤이 구글, 유튜브로 백종원 프라이드 치킨 만드는 법 보여줘”라고 할 경우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치킨 영상을 재생해준다.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앱) ‘구글 홈’과 연동된 기기라면 한 번에 통제할 수 있다. 구글은 4만5000여개의 제품과 호환돼 구글의 제품이 아니어도 구글 홈에 등록할 수 있다.

IoT 조명과 연동됐을 경우 “조명 꺼줘”, “조명 켜줘” 등 음성으로 조명을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 플러그를 이용할 경우 IoT 기능이 없는 기기도 조종할 수 있다. 콘센트에 스마트 플러그를 꽂고 거기에 IoT 기능이 없는 에어컨을 설치하면 “에어컨 켜줘”, “에어컨 꺼줘” 등으로 에어컨을 조정할 수도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쓰임새가 많아지는 AI 스피커의 특성상 시장 전망은 밝다. 모바일 기기를 비롯해 가전제품, 자동차 등 IoT 생태계가 확장될수록 네스트 허브를 비롯한 AI 스피커가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동시에 약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IoT의 보급이 빨라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일상에 녹아들지는 못한 상태다. 스마트 플러그·조명·TV·냉장고·카메라 등. 1~2개의 IoT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야 있겠지만 주변 환경 모두를 IoT 생태계로 구축한 사람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사용 중인 로봇청소기와 구글 홈이 연동되지 않아 2개의 스마트 플러그와 연동해 테스트했으나 활용의 폭이 좁다. 스마트 플러그조차 사용하지 않는 일반인에게 AI 스피커는 그저 ‘음성인식으로 검색해주는 기기’에 그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이용 빈도가 높은 한국 특성상 AI 스피커의 경쟁자가 ‘스마트폰’이라는 점도 난관이다. 앞서 언급한 네스트 허브의 기능 대부분은 구글 어시스턴트에 의존한다.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최상급 기기가 이미 있는 셈이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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