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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유럽 OTT ‘트래픽 폭증’, 한국은 왜 다를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도 미쳤다. 야외 활동이 줄고 재택근무가 늘며 인터넷 트래픽 부담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를 감당하지 못한 유럽에서는 스트리밍 품질을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비슷한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한 한국은 일단 안정적인 트래픽 관리로 OTT 이용에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전후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률이 늘긴 했으나 통신사업자들이 보유한 네트워크 현황을 볼 때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이 유럽에서 잇따라 스트리밍 전송률(비트레이트)을 낮추고 있다. 기존에 플랫폼 이용자에게 고화질로 전송되던 콘텐츠가 당분간 저화질로 제공된다는 의미다.

이는 유럽연합(EU)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EU는 지난 18일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에 인터넷 네트워크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끔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 수업 및 근무가 확대되면서 인터넷 정체 현상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OTT 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서비스 품질 저하로 난색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화질에 따라 월정액을 달리 책정하고 있어 이용자 불만이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양질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HD 이상 고화질 서비스는 사실상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각 24일 기준 유럽 시장에 공식 진출한 디즈니플러스는 시작부터 난관을 맞은 상황이다. 유럽 내 대역폭 사용을 최소 25% 이상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프랑스에서는 정부 요청에 따라 서비스 출시가 아예 2주 미뤄지기도 했다.

국내 OTT 시장은 이와 대비해 다소 여유롭다. 유럽 대비 네트워크 장비, 주파수 대역폭, 기지국 수 등 인프라 규모 자체가 커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통신사들의 인터넷 트래픽은 올해 1월 대비 3월 기준 13% 증가했으나 아직 사업자들이 보유한 용량의 45∼60% 수준에 그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트래픽 폭증과 서비스 품질 저하는 당장 유럽에 국한된 문제이긴 하지만 한국의 경우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서도 최상위 수준 인프라를 갖췄다”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이른바 ‘헤비 유저’ 비중이 높아 인터넷 환경에 민감한 사회 분위기도 한몫한다”고 언급했다.

물론 국내 OTT도 해외망에 기반을 둔 서비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넷플릭스 이용 속도가 느려져 이용자 불편이 야기되기도 했다. 회사는 케이블 단선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설명했으나, 3사 중 해외망 용량이 가장 큰 KT나 별도 넷플릭스 캐시서버를 둔 LG유플러스 대비 관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가 평소에는 소중함을 잘 모르다가 최근처럼 트래픽이 몰리면 서비스 품질을 낮춰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다”면서 “그간 OTT 시장은 콘텐츠 투자에만 주목해왔는데, OTT 업체가 네트워크망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지도 사실 중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도 철저한 모니터링을 강조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4일 ICT 서비스 안정성 점검 회의를 열고 관련 사업자들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국지적·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증가할 수 있다”며 “사업자들이 철저히 대비하되 장애 발생 시 정부와 신속히 상황을 공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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