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의 망을 도매로 사들여 재판매하는 알뜰폰 서비스가 등장한 지 10년이 지났다. 알뜰폰은 포화된 시장임에도 불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선택약정할인, 보편요금제 추진 등 통신사들의 저가 요금제가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알뜰폰은 힘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국민은행의 시장진입,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5G 서비스 등으로 알뜰폰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알뜰폰 백과’ 기획을 통해 알뜰폰 시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향후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 최근 통신사 약정 기간이 끝난 A씨가 알뜰폰 가입자로 전환했다. 새 단말을 구매하기에는 보조금 시장이 얼어붙어, 당분간 기존 단말을 계속 사용하기로 한 A씨는저렴한 통신요금을 찾고 있는 상황이었다. 데이터를 매일 사용하는 만큼 무제한 요금제를 선호하는 A씨는 당초 알뜰폰을 고려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알뜰폰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격을 찾아보니 가장 저렴한 요금제가 월 1만원대였다. 통신사 월 6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던 A씨는 주저 없이 알뜰폰을 선택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데이터 사용자를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5G 요금제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대용량 데이터 이용자까지 잠재고객으로 삼았다. 합리적인 가격의 요금제를 찾으면서도, 데이터를 계속 사용하고 싶은 고객 니즈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최근 알뜰폰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다. 월 2~3만원대 프로모션 요금제들이 쏟아져 나왔고, 월 1만원대 요금제까지 등장했다.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 KB국민은행 리브엠, 에넥스텔레콤 등 알뜰폰 사업자는 월 11GB 데이터를 기본 제공한 후, 하루 2GB를 추가 지원하고 이를 모두 소진하면 3Mbps 속도로 추가 과금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음성, 문자 모두 기본 제공된다.
10일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이 신규 출시한 LTE 무제한 요금제 ‘CU 안심 유심 11GB’는 프로모션을 통해 월 3만3000원에 가입할 수 있다. 제휴카드를 이용한다면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최대 2만원 추가 할인이 적용돼 월 1만3000원까지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엠은 이달까지 LTE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12개월 반값할인 이벤트에 나섰다. 월 기본료 4만4000원 상품을 월 2만2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리브엠은 KB국민카드로 자동납부 때 6개월만 매월 5000원 총 3만원 캐시백 혜택을 마련했으며, 제휴카드 등에 따라 추가로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리브엠은 방탄소년단 에디션 유심카드를 리브모바일 가입 선착순 10만명에게 제공한다.
KT엠모바일도 LTE 무제한 요금제에 프로모션을 내걸었다. ‘M데이터선택 유심10GB’ 요금제는 월 3만2980원에 이용 가능하다. 월 10GB, 소진 후 일 2GB, 3Mbps 속도제어를 통해 데이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LTE 실용 15GB+’는 월 2만5300원으로, 월 15GB를 기본 제공하고 이후 3Mbps로 속도를 제어한다. 음성과 문자는 각 100분, 100건이다.
에넥스텔레콤에서 매일 선착순 300명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요금폭탄방지 매일 2GB’ 요금제는 월 2만900원으로 책정됐다. 이와 함께 에넥스텔레콤은 1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 내놓았다. 월 1만6500원에 음성 1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15GB를 제공하고, 데이터 소진 후에는 3Mbps 속도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는 프로모션 요금제로, 1년간 할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반면, 통신3사는 월 6만원대 LTE 무제한 요금제를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다. 24개월 약정을 통해 요금할인 25%를 받아도 월 5만원대 요금을 납부해야 한다. 물론,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알뜰폰보다 월등히 많다. 그래서 알뜰폰에서 제공하는 월 11GB 기본제공량 요금제와 가장 가까운 요금제를 통신사에서 살펴봤다. 그나마 LG유플러스가 월 6.6GB 요금제가 있었고,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월 4GB, 3GB 수준이었다. 이 또한 요금제 가격은 알뜰폰이 유리하다.
이와 함께 알뜰폰은 5G 중저가요금제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알뜰폰 도매대가를 인하함에 따라 3~4만원대 5G 중저가요금제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저렴한 5G 단말 수급 문제는 과제로 남아있다.
헬로모바일 5G 요금제는 ▲월 3만9600원, 데이터 9GB(소진 후 1Mbps) ▲월 6만6000원, 데이터 180GB(소진후 10Mbps)로 구성된다. KT엠모바일 5G 요금제는 ▲월 3만9100원 데이터 8GB(소진 후 1Mbps) ▲월 6만2700원, 데이터 200GB(소진후 10Mbps)로 이뤄진다.
에넥스텔레콤은 ▲월 3만6300원 데이터 9GB(소진 후 1Mbps) ▲월 6만500원, 데이터 180GB(소진후 10Mbps) 요금제를 선보였다. 제휴카드 결제 때 12개월간 각각 월 3만1300원, 월 5만5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통신사 5G 요금제를 보면, 월 데이터 8~9GB를 제공하는 5G 슬림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이다. 대용량 5G 요금제는 월 7만5000원~8만원이다. SK텔레콤 ‘5GX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7만5000원으로, 월 200GB 제공 후 소진 때 5Mbps 속도로 사용 가능하다. LG유플러스 ‘5G 스탠다드’ 요금제도 월 7만5000원이며,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150GB다. 이를 다 쓰면 최대 5Mbps 속도를 지원한다. KT는 월 8만원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인 ‘슈퍼플랜 베이직’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사 망을 빌려 사용한다. 이에 통신3사와 품질 차이도 크지 않고 약정 부담도 없다. 자급제, 기존 단말, 중고 단말 등을 통해 유심만 필요한 고객에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통신사 결합할인, 멤버십 혜택을 받고 있거나 5G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선호하는 대용량 데이터 사용자 등은 알뜰폰보다 통신3사가 더 유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