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드디어 한 식구 ‘SKB+티브로드’, 5년간 콘텐츠투자 4조621억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드디어 한 식구가 된다. 합병법인 SK브로드밴드는 국내 최초 인터넷TV(IPTV)‧유선방송사업자(SO) 겸영 방송사업자로 기록된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심사위원회 심사결과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사전동의 의견을 종합해 조건부 허가를 확정 통보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예정대로 오는 4월1일 합병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양사 합병과 관련해 향후 5년간 4조621억원을 들여 콘텐츠투자를 확대하고, 지역채널에 1793억원을 투입한다. 콘텐츠 투자액 중 상당수는 인터넷TV(IPTV)에 쏠려 있으며, 케이블TV에는 8937억원을 할당한다.

이번 합병과 관련해 정부는 지역성, 공정경쟁, 공익성 실현, 시청자 권익보호 등과 관련해 조건을 제시했다. 조건을 지키지 않을 경우 행정처벌을 받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심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25개 조건을, 방통위는 사전동의를 통해 14개 조건을 부과했다.

◆SKT, 케이블 콘텐츠 투자 5년간 8937억원=SK텔레콤은 오는 2024년까지 향후 5년간 콘텐츠에 4조621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과거 2014년부터 2018년과 비교해 78.9% 증가한 규모다.

구체적으로 케이블TV에 8937억원, 인터넷TV(IPTV)에 2조2434억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모바일 기반 콘텐츠에 9250억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미디어기업의 영향력 확산에 대응해 콘텐츠 투자규모를 확대하고 구체화된 투자계획을 제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은 다양한 콘텐츠 분야의 투자규모 확대 및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3개월 이내에 과기정통부장관에게 제출하고, 매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이행실적을 제출해야 한다. 투자대상을 기준으로 합병법인의 자체 콘텐츠 투자 계획과 콘텐츠 산업 일반에 대한 투자계획을 구분하고, 투자방식을 기준으로 직접 투자와 간접 투자(재단·펀드 등)를 나눠 제출해야 한다.

◆SKB, 5년간 지역채널 투자액 1793억원=합병법인 SK브로드밴드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향후 5년간 1793억원을 지역채널에 투자한다. 이는 과거 5년 대비 553억원 증액된 규모다. 전년 대비 2024년 본방비율은 6%p, 자체제작 비율 4%p 제고한다. 내년에는 30억원을 들여 지역민 제작 지원 및 미디어 교육을 위한 ‘미디어창작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이에 정부는 지역성 강화 의지를 반영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역채널 시청규모 축소, 지역성 약화, 직사‧지역채널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 우선, 합병법인 SK브로드밴드는 ‘8VSB 기본상품’(최저가상품)에 지역채널을 포함하고, 지역채널(SO) 콘텐츠를 ‘무료 주문형비디오(VOD)’로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는 지역채널 운영계획을 수립해 변경허가‧승인일로부터 3개월 이내 과기정통부장관에게 제출하고, 이를 승인받아야 한다. 매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이행실적을 제출해야 한다. 지역과의 상생방안을 포함한 공적책임 확보방안도 6개월 이내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방통위 사전동의 조건대로 SK브로드밴드는 SO가 운영하는 권역별 지역채널을 합병 이전보다 광역화해 운영할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것처럼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역무별(SO, IPTV) 분리·독립적 운영 방안을 2022년 12월31일까지 유지한다.

케이블TV사업은 합병법인 내 독립부문으로 편제하고, 지역채널 운영은 별도조직으로 운영하게 된다. 외부인사로 구성된 12개 지역채널심의위원회를 통한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내부 경영진은 관여할 수 없다. 신규로 직사채널을 운용할 경우, 과기정통부 장관과 사전협의해야 한다. 총선을 앞둔 만큼, 지역보도 프로그램 제작 때 선거방송심의 특별규정 및 관련 법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케이블TV→IPTV, 부당한 가입자 전환 막는다=과기정통부는 IPTV로의 전환을 부당하게 강요 또는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와 관련 SK브로드밴드는 역무 간 가입자 전환 규모 및 비율을 반기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장관에게 내야 한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 후에도 유료방송시장에서 3위 자리인 만큼 경쟁제한성은 높지 않으나 협상력 증대로 채널 구성, PP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등에 있어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PP와 협상 때 각각 별도로 협상해야 하고 중소PP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조건을 더했다.

SK브로드밴드는 PP평가기준 및 절차, PP프로그램 사용료 배분기준을 마련하고,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매년 PP프로그램 사용료 지급규모, 수신료매출액 대비 비율 및 전년대비 증가율을 공개한다.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경우 계약절차, 구체적인 대가산정 기준을 장관에게 제출하고 매년 전체 홈쇼핑 송출수수료 수입규모, 수신료매출액 대비 비율 및 전년대비 증가율을 밝혀야 한다. 회계도 역무별로 구분한다.

◆IPTV 가입자 요금 감면제도, 케이블TV에도 일부 확대=SK브로드밴드는 자발적으로 운영 중인 IPTV 가입자 요금 감면제도를 이용자 후생제고 차원에서 케이블TV에도 일부 확대해야 한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차상위 계층, 다자녀 가구 등에 대해 이용료 30%를 감면하고 있다. 이에 케이블TV 가입자도 요금 감면 대상을 확대하도록 조건을 부과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재 티브로드(23개 SO)는 지역 방송구역(23개) 간 8VSB 상품 수 및 상품별 채널의 수에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격차 해소 방안을 3개월 내 고안하고 이행실적을 매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내 내놓아야 한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는 ▲시청자위원회 지속 운영 ▲케이블TV 가입자 위한 무료 고객센터 대표번호 신설 및 운영 ▲농어촌 방송 음영지역에 커버리지 확대 등을 꾀해야 한다.

◆차별적 요금할인 방지, 고용안정 방안 마련=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포함 결합판매 때 방송상품에 대한 과도한 차별적인 요금할인을 방지하는 조건을 부과했다.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은 통신과 유료방송이 포함된 결합상품 구성 때 통신상품 할인율보다 유료방송상품 할인율을 더 높게 책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SO와의 공동 협업 사업을 유지하고 발전해야 한다.

고용안정과 관련해, 티브로드 협력업체와의 기존 계약을 일정기간 유지해야 하고 상생방안 이행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3년간 기존 SO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유지하고, 이후는 SK 내부 지침에 맡긴다.

권고사항은 총 7개로 ▲소비자 불만처리 대응 체계 및 절차 마련, 소비자 불만처리 교육을 연 4회 이상 실시 ▲재난보도 가이드라인과 보도시스템 체계화, 정례적 기자교육 ▲ 공익적 가치 실현 위한 사회환원 활동 확대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 프로그램 운영 ▲방송분야 전문가를 일정기간 사외이사로 임명 ▲지역방송, 지자체, 지역 내 시청자미디어센터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아날로그 상품의 가격 및 채널 수와 유사한 디지털케이블TV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