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마이데이터 글로벌 표준 수립에 한국 시장의 의견을 전달하고, 특히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노력하겠습니다.”
이사회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마이데이터(MyData) 코리아허브(이하 코리아허브) 초대 대표로 선임된 박주석 대표(경희대 교수. 사진)의 말이다.
정부차원의 데이터 경제 정책이 본격화되고 이에 대응하듯, 산학연을 중심으로 한 코리아허브는 지난달 12일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서 발기인 모임을 개최했다.
코리아허브는 업계, 학계, 관계, 법률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7명이 참석해 정관을 확정하고 조직을 구성했으며 1월 중으로 의사회에서 정관 및 분과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코리아허브는 글로벌 마이데이터 비영리단체의 모임인 마이데이터닷오알지(Mydataorg)의 한국 법인 역할을 하게 된다. 마이데이터가 데이터의 주권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가져오자는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일어난 만큼 각국의 의견을 모으고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박 대표는 “마이데이터에 대한 철학과 사상이 전 세계적으로 정리되고 있다. 코리아허브가 할 일은 전 세계에서 얘기되고 있는 마이데이터 철학에 우리나라 입장을 더하고 거꾸로 그들의 사상과 철학을 우리나라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마이데이터의 철학이 정립되는 과정인 만큼 우리나라의 현실과 의견이 더해지면 국내에서 마이데이터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을 수립하는데 우리나라와 동떨어진 글로벌 표준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코리아허브는 내년도 주요 사업으로 실질적으로 산업영역이나 기업에서 마이데이터를 통해 가능한 비즈니스 영역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 영역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박 대표는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내년 1월 이사회 통해 확정될 것”이라며 “다만 기본적인 생각은 글로벌 표준에 대해 4-5개의 분과를 설치해 한국실정에 맞게 다루고 비즈니스 모델 발굴, 특히 대기업의 새로운 시장 창출과 벤처 및 스타트업이 어떻게 시장에 다가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연구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코리아허브는 내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제도, 표준, 비즈니스 모델 등의 세부 분과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비영리단체이긴 하지만 개인의 데이터 주권과 시장 활성화라는 쉽지 않은 숙제에 코리아허브는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우선 마이데이터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높다. 올해 초 핀란드에서 ‘마이데이터’ 컨퍼런스가 있었는데 예상 외로 국내 기업들이 많이 참여했다. SK, LG CNS, 안랩, 나이스 정보 등 관계자들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미 대기업들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팀이 만들어져서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 연결 등 다양한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관점에서 그들은 제도와 표준에 관심이 많다. 벤처와 스타트업들은 마이데이터 자체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인의 데이터 주권이라는 측면에서 기업의 마이데이터 이니셔티브에 대한 참여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업 관점에서 데이터의 주인이 개인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개인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결국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유럽의 GDPR도 20년 만에 정책의 근본을 바꾼 것으로 마이데이터도 데이터 보호 및 활용 페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기업이 마이데이터 이니셔티브에 초반에 참여해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마이데이터 철학이나 사상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표는 “최근 방한한 마이데이터글로벌 관계자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마이데이터 관련 10여개 시범사업을 이미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마이데이터에선 우리가 먼저 선도할 수 있는 분야가 분명히 있다. 다만 마이데이터는 아직 철학과 사상에 머물러 있다. 활성화 과정에서 잘못된 폐해가 생기면 안되며 이 관점에서 마이데이터 글로벌에서의 경험을 많이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