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메모리반도체 불황은 진행형이다.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체들은 생산 및 투자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마이크론은 D램 라인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 중서부 타이충에 내년 4분기까지 차세대 D램 생산을 위한 A3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127억달러(약 15조4242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초부터 메모리 감산을 선언한 마이크론이다. 지난 6월에는 감산 수준을 늘렸다. 업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외의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다르지만, 최소 2021년에는 메모리 시장이 반등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증설 마치는 시기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 시점을 미리 대비하는 차원으로 추정된다. 이달 공개한 16기가비트(Gb) DDR4 D램 양산 기술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공장을 짓는 비용은 30조원 내외다. 마이크론은 절반 정도를 투자한 것이다. 이번 증설은 추가 장비 공간 확보, 클린룸 정비 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시장 호황기에 맞춰 생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칭화유니그룹도 D램 공장 착공 소식을 전했다. 중국 충칭에 D램 생산 공장과 사업본부, 연구센터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수조원대 자금이 투입, 12인치 D램 웨이퍼를 양산한다.
칭화유니그룹은 마이크론과는 입장이 다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D램 빅3’ 업체다. 칭화유니그룹은 자회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낸드플래시만 생산해왔다. D램은 이제 시작 단계다. 앞서 마이크론을 인수하려 했지만,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반대로 무산됐다. 자체 생산에 나서야 한다.
이번 결정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유독 반도체 분야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의 규제로 화웨이 등 정보기술(IT)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경험했다. 자력갱생에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반도체 제품은 3120억6000만달러(약 378조6848억원)에 달한다.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산업 자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DC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2020년까지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2021년부터 연평균 5%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