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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5분기 만에 스마트폰 판매량 반등…‘박리다매’ 고착

윤상호
- 원가 압력·판촉비 증가 심화…화웨이 위기·5G폰 개화, 기대·우려 교차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5분기 만에 스마트폰 판매량 반등에 성공했다. 중저가 제품군 재정비 효과다. 하지만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 프리미엄폰 보상판매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세계 스마트폰은 역성장 중이다. 삼성전자는 ‘박리다매’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5조8600억원과 1조5600억원으로 집계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4.9% 하락했지만 전년동기대비 7.7%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1.3% 전년동기대비 51.6% 떨어졌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7630만대다. 전기대비 6.2% 전년동기대비 6.7% 늘었다. 전년동기대비 판매량 확대는 5분기 만이다.

매출액 영업이익 판매량을 종합하면 2분기 삼성전자는 중저가폰을 많이 팔았다. 폰을 팔 때 들어가는 비용은 높아졌다. 예견된 결과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종민 상무는 “중저가 신제품 판매 호조로 스마트폰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신모델 효과 감소 및 프리미엄 수요 저조로 플래그십 판매가 하락했다”라며 “중저가 경쟁심화 대응과 구모델 소진 비용 증가로 수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클럽’이라는 이름으로 고가폰 보상판매를 본격화했다.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가 대상이다. 대상 제품을 구입하면 이전에 사용하던 제품을 삼성전자가 매입했다. 이 전략은 잠금(lock-in, 락인)과 매출, 판매량 증대에 효과적이다. 대신 보상비용만큼 수익이 내려간다.

중저가폰 경쟁심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 부상 영향이다. 중국 업체는 가격 대비 성능을 높여 시장을 장악했다. 마케팅비 상승은 물론 원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삼성전자도 작년부터 신기술을 중저가폰에 먼저 탑재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판매량 우선 정책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두고 제품군 재편을 단행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자 관계사 실적을 견인한다. 애플처럼 일정규모 판매량을 유지하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기 쉽지 않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부품 등 생산 생태계 전반의 희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과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성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운명을 같이했다.

한편 미국의 화웨이 규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미국과 한국은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 자체가 미미하다. 유럽 등은 화웨이 대신 다른 중국 업체와 겨뤄야 한다. 판매량은 소폭 확대할 가능성이 크지만 마케팅 경쟁이 더 치열해질 우려가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미국 시장 개화가 예상보다 늦어진다. 애플의 5G폰 출시 지연 효과가 반감한다. 중국 시장은 예상보다 빨라진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고전 중이다. 수혜가 불투명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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