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넥슨(한국대표 이정헌)이 지난달 출시한 대형 모바일게임 ‘트라하’가 순항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기준 최고매출 2위까지 올라갔다가 8위를 유지 중이다. 올해 출시작 중에선 눈에 띄는 성과다.
반면 넥슨 트라하가 업계 기대치에 못 미치는 흥행성과를 냈다는 시각도 있다. 트라하에 투입된 개발력이나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펄어비스 등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과 빅4, 빅5 경쟁체제를 이뤄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지금은 브롤스타즈, 피망포커 등에도 매출 순위가 밀린 상황이다.
그렇다면 트라하의 출시 초반 성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용자 커뮤니티에선 트라하를 두고 ‘무(無)과금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비강화(인챈트)에 들이는 스트레스는 최소화하고 수동조작 여부에 따라 확실한 보상을 챙기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돈을 지를 구간이 없다’는 반응도 있다. 이른바 착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넥슨 입장에서 트라하는 상반기 전략 타이틀이다. 대규모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기 좋은 게임임에도 비교적 약한 과금 구조를 택한 것은 넥슨이 의도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월 넥슨은 대형 야심작 ‘야생의땅: 듀랑고’ 출시 당시에도 비슷한 선택을 했다. 듀랑고도 과금 측면에서 착한 게임으로 불린 것이다. 동시에 뼈아픈 지적도 받곤 했다. 공룡시대 불시착이란 소재로 흥미를 끈 것에 비해 재미가 덜하다는 것이다.
트라하의 경우 재미 측면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갓겜(최고의 게임)이라고 칭하는 이용자도 볼 수 있다. 게시판에서 게임을 비판하면 회사가 아닌 이용자들이 해명 글을 올리는 사례도 감지된다.
물론 비판도 있다. 이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는 첫 번째 업데이트로 상당 부분 해결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트라하 개발사인 모아이게임즈 대표는 8일 넥슨 제작 영상에 직접 출연해 이용자 불편사항을 팩트체크 방식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넥슨 측은 “8일 개발사 대표가 직접 나와 이용자들이 오해하고 있거나 잘못 퍼져있는 얘기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라며 “그 이후 트라하의 개발 방향성을 짚는 영상도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넥슨과 모아이게임즈는 ‘당장의 높은 매출보다는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장기 서비스를 하는 것’을 목표 중이다. 오는 16일엔 신규 콘텐츠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 적용 이후 매출 순위가 반등할지 그리고 중장기 서비스 중에도 지금과 같은 과금모델을 유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