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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결제망 개방 의미는?…"은행 vs 핀테크, 무한경쟁 본격화"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결제 시스템에 대한 혁신적 개방에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등과 협의해 공동 결제시스템(오픈뱅킹) 구축부터 우선 진행하고 이후 법제화 등 단계적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픈뱅킹은 기본 추진방향 범위 내에서 은행권 실무협의회를 통해 세부 사항을 1분기중 확정하고 전산 구축 등 철저한 준비를 거쳐 올해 내 전면 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핀테크 및 금융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은 저비용 공동 결제시스템 구축을 통해 핀테크기업과 은행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결제·송금 등 종합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토록 하는 정책을 담았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금융당국이 결제·송금에 필수적인 금융결제망을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핀테크기업이 은행 등과 같이 금융결제망에 직접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키로 해 주목받았다. 또 그동안 핀테크 기업들에게 금융공동망,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에 장벽으로 작용해왔던 수수료 인하 검토가 본격화되는 것도 주목된다.

수수료 인하의 공식적인 논의는 그동안 금융사들만의 전유물이었던 국내 전자금융결제망에 대한 실질적인 개방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10년 이상 지난 전자금융업 체계를 환경변화에 맞게 전면 개편해 지급지시서비스업(My Payment 산업) 등 새로운 결제서비스 출현을 촉진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간편결제의 이용한도 확대, 해외결제 허용, 대중교통 결제 지원 등 낡은 규제는 과감하게 정비하고 세제 인센티브 강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혁신을 저해하는 각종 낡은 제도나 규제 등에 대한 과감하고 폭넓은 개혁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을 통해 다양한 혁신금융서비스들이 법령상 제한이 있는 경우에도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시도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상거래 결제, 개인간 송금 등 일상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금융결제는 생활금융으로 무엇보다 인프라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미 시중은행을 비롯해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금융공동망을 통해 대부분의 결제 및 정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결제망은 은행들이 공동 출자해 회원 자금으로 운영되는 금융결제원이 운영 및 서비스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막대한 회원비용을 금융결제원에 출자하고 있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금융 공동망의 경우 자신들의 금융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오픈에 제한적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누구나 참여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개방형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수수료도 글로벌 수준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나서면서 ‘자신들만의 전유물’이자 시장 방어를 위한 장벽이 균열을 일으키게 됐다.

예를 들어 현행 금융 공동 오픈API 플랫폼의 경우 건 당 400∼500원의 수수료를 핀테크 업체들이 부담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여타 수수료 수준 및 글로벌 시장 수준 등을 고려해 현행 대비 약 1/10 수준에서 참여기관 실무협의회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더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은행 간 적용되는 이용료는 은행 간 협의로 결정하기로 했다. 오픈 API 활성화에 있어서 수수료는 항상 핀테크 업체들이 장벽으로 지적해오던 문제다. 수수료가 비싸면 핀테크 업체들의 서비스 확장에도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사업 자체의 미래 성장 측면에서도 제한적인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수료가 10원 단위로 떨어지게 되면 핀테크 서비스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통해 다양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와 금융플랫폼이 출현하고, 금융산업의 경쟁이 크게 촉진되면서 고객 중심의 무한경쟁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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