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ICT로 택시 살리자"…차차, 사납금‧교대근무 없는 택시 추진

이형두


-이동우 차차크리에이션 신임대표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카풀’ 메기효과일까.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현행 택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이동우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차차크리에이션(대표 이동우)이 기존 ‘차차’ 플랫픔을 활용해 법인택시 사납금 제도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의 제안은 크게 3가지다. ▲현행 24시간 2교대 택시를 모두 1인 1택시 ‘전일제’로 바꿀 것 ▲하루 13만~18만원 수준인 사납금제를 전면 폐지하고 회사가 매출의 일정 요율을 가져가는 ‘성과급’으로 바꿀 것 ▲경비처리, 운행일지 작성 등 불필요한 행정 업무를 자동화시켜 비용을 절감시킬 것 등이다.

이동우 차차크리에이션 신임 대표<사진>는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현재 법인택시의 운영 상태는 가동률이 채 60%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다”며 “카풀 등 타 모델은 법률적 명분의 저항과 당장 택시업계를 위협하는 모델로 업계가 포용할 수 없어, 해법을 찾으려면 택시환경 개선에 우선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우 대표는 “현재 단위 택시 법인들이 작고 디지털화가 안 돼 있다. 행정·회계 처리, 문서 작업에도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며 “예컨대 95개 면허가 있는 법인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자동화 시스템 도입 후 행정비용을 기존 대비 33% 수준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절감되는 비용을 택시기사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차차는 렌터카와 대리기사를 동시에 호출하는 온디맨드 모빌리티 서비스다. 다른 호출 서비스와 차별점은 기사에게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승차거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기사 평점관리를 철저하게 해 ‘승객에게 말 걸지 않기’ ‘라디오 틀지 않기’ ‘청결 유지 관리’ 등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이 때문에 서비스 출범 당시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택시가 차차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이유로 기사들은 ‘낮은 처우’와 ‘사납금’ 문제를 지적한다.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서는 '골라 태우기'가 불가피하고, 현행 택시 요금으로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12시간 교대 제도를 ‘전일제’로, 사납금을 전면 폐지하고 ‘성과급’ 제도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택시 전면 전일제를 시행할 경우 기사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교대 시간을 고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택시가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탄력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운행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많은 수입이 보장되는 지역과 시간 정보를 플랫폼이 제공해 줄 수 있다.

또 사납금 대신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면, 택시회사는 수수료 수입을 얻는 일종의 ‘작은 플랫폼’으로 작동하게 된다. 택시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에는 수수료를 낮춰 기사들의 운행을 활성화하고, 수요가 없는 낮 시간에는 수수료를 높여 자체적으로 공급 관리를 조절할 수 있다. 택시요금을 건드리지 않고도 사실상 탄력요금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사들은 사납금 부담 없이 운행한 만큼 수입을 얻어 가면 된다. 차차는 이를 ICT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특허 진행 중이다.

이 모델을 구현하면 택시회사로 유입되는 사납금 현금흐름은 줄어든다. 다만 택시기사 숫자 역시 절반이 되므로 기본급 감소 효과가 더 크다. 차차의 시뮬레이션 상으로는 순이익이 기존 대비 약 3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의 18% 정도를 회사가 안정적인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기존 법인 택시기사 절반은 일자리를 잃는다는 점이다. 차차는 이 인력을 대리기사 렌터카 혼합 모델인 차차 플랫폼이 대거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카풀 등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이 제안할 수 없는 방안이다.

차차 모델은 쏘카 자회사 VCNC가 운영하는 ‘타다’와 외관 상 거의 흡사하다. 차이점은 타다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로, ‘차차’는 5인승 전기차로 운영됐다는 점 정도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차고지가 없는 차차의 경우, ‘배회영업’의 문제가 있어 불법유상운송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10월 영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차차는 곳곳에 차고지를 도입하는 등 기존 위법 요소를 모두 해소한 모델로 새 출발을 알릴 계획이다.

차차는 택시와 동반 성장 모델도 구축할 예정이다. 택시 면허를 기본 자산으로 차차크리에이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차차 플랫폼에서 나는 이익은 배당을 통해 이득을 택시업계와 공유한다. 향후 차차의 주식 가치가 높아지면 자연히 택시 면허 재산권 가치도 보장된다는 구상이다. 이동우 대표는 이를 "택시 업계에 동업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대표는 "요점은, 승차거부와 같은 문제가 없어지려면 택시회사, 기사들이 소득을 많이 벌어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택시업계를 안정시키고 부업자들을 참여시키는 이동 공유경제를 실현하려고 한다. 올해는 차차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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