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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푹, ‘토종’의 연합…넷플릭스 막을수 있을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사들의 OTT 플랫폼 푹(POOQ)이 손을 잡은 가운데 향후 SK텔레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3일 한국방송회관서 통합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공동 출자해 푹(POOQ)과 옥수수(oksusu)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지상파-SKT 연합, 어떻게 성사됐나=방송사들은 플랫폼에 상관없이 콘텐츠에 대한 제값을 받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선호한다.

넷플릭스는 플랫폼, 특히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다. 문제는 넷플릭스의 막대한 투자에 국내 콘텐츠 종속이 점차 표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성황리에 종영한 미스터 션샤인에 3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안방에서 가장 강한 콘텐츠 사업자이면서 플랫폼 사업자인 지상파 방송사들은 넷플릭스의 공습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푹보다 강력한 플랫폼이 필요했다.

옥수수를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은 SK텔레콤은 수준 높은 콘텐츠가 필요하다. SK텔레콤은 옥수수를 독립된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동남아시아 등 해외진출도 추진하겠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거대 사업자간 협력이 가능해졌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도, 지상파 방송사들도 거대사업자"라며 "거대 사업자들이 힘을 하나로 모으기로 한 것은 그만큼 절박하고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옥수수+푹이 넷플릭스 대항마라고?=양측의 협력을 놓고 시장 일부에서는 '넷플릭스 대항마'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넷플릭스라는 공룡에 대항하기 위해 해외에서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보수적인 독일, 영국 방송사들도 연합해 대응하고 있다. 넷플릭스 견제는 글로벌 CP들의 공통된 추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SK와 지상파간 협력은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방송업계에서는 지상파 콘텐츠가 경쟁력이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시너지야 있겠지만 다음 스텝이 없다면 큰 영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시너지가 있겠지만 그야말로 동네 시너지에 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예전에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지상파 콘텐츠가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즉, CJ ENM이나 JTBC 등 종합편성PP 등 범 국내 콘텐츠 연합정도가 되지 않는다면 독점적 시너지를 창출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CJ ENM·JTBC 합류=통합법인은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국내 미디어 시장 전체를 이끈다는 방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우리는 폐쇄형 시스템이 아닌 개방형을 지향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기획사도 소자본을 통해 주주로 참여할 수 있다”며 “음악, 드라마, 영화, 시사 등 K콘텐츠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협상은 지상파 방송사와 SK텔레콤,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들과 CJ ENM, JTBC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끝에 나온 결과물이 나온 것은 푹과 옥수수간의 협력이었다.

넷플릭스 정도 되는 플랫폼 대항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범 콘텐츠 사업자들간 연합이 필요하다. 지상파 뿐 아니라 CJ 등도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한 강력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방송사간 연합이 아니라 통신사 SK텔레콤이 끼어들면서 판이 복잡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상파와 손잡은 SK텔레콤, 넷플릭스를 옆에 둔 LG유플러스, 이제 KT도 무언가를 하기 위해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또한 당초에 CJ ENM과 JTBC도 참여할 수 있는 협상테이블이 있었지만 어찌됐든 지상파3사는 SK텔레콤의 손을 잡았다. 향후 CJ ENM과 JTBC가 우호적으로 나오기는 쉽지 않아졌다. 처음부터 하나의 토종 OTT를 만들자는 대의명분을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정부나 사업자나 넷플릭스 대항마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자칫 국내 OTT판이 복잡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SK텔레콤과 다른 방송사간 협상여부에 따라 국내 OTT 시장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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