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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창간 9주년] 美‧中‧印 차세대 유니콘 누가 주목받나

이형두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유니콘은 전설상에 등장하는 머리에 뿔이 달린 말이다. 통상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기도 한다. 스타트업 성공하는 사례가 상상 속의 유니콘 만큼 드물다는 의미로 쓰인다. 최근 주로 인공지능(IT),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탄생하고 있어 각 국가의 기술력 평가 지표로도 활용된다.

테크 데이터 분석 기업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18년 8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약 250개가 있다. 이 중 미국이 119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이 60여개로 세계 2위, 인도가 14개로 3위다. 실시간으로 숫자가 늘고 있으나 순위는 비교적 고정적이다. 전 세계 유니콘 중 약 80%가 미국 중국 인도에서 나온다. 한편 한국은 올해 기준 쿠팡,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까지 3개 유니콘 배출에 그쳤다.


◆미국에서는 ‘제로 투 원(Zero to one)' = 미국은 실리콘밸리 인프라와 인재를 기반으로 창조적 혁신,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 스타트업들이 승승장구해 왔다.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를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우버’ ‘에어비앤비’의 공유경제가 대표적이다.

미국 유수의 유니콘 중에서도 정점은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를 축으로 한 업체들이다. 유니콘 1위 우버의 기업가치는 약 699억달러(약 80조원)다.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기업 GM모터스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다. 이를 벤치마킹한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의 그랩 등도 각 나라에서 대표적인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최근 미국 공유경제는 차량에서 다른 이동수단까지 확대되고 있다. 여러 도시에서 스핀, 라임, 버드 등 애플리케이션(앱)에 기반한 스쿠터 대여 서비스가 쏟아졌다. 기본 사용료가 1달러 수준으로 저렴해 신속한 대여 및 이동을 원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이 서비스는 우버, 리프트 임원 출신인 트래비스 반더잔덴 버드 대표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를 처음 선보였다. 현재 버드는 22개 도시에서 1000여대의 전동스쿠터를 운영하며 수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 투자액 약 4억달러(약 4446억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도 약 20억달러(약 2조2230억원)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등극한 사례가 됐다.

공유 전동스쿠터 시장은 우버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우버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과 함께 버드의 라이벌 회사 라임에 3억3500만달러(약 3735억원)을 투자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교통 혼잡 시간에 10블록을 이동하면서 거대한 1톤 규모 금속 덩어리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3.5일에 유니콘 하나씩 탄생 = 불과 4년 전만 해도 중국의 유니콘 기업은 2개사에 그쳤다. 그러나 중국 기업전문 조사기관 후룬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2018 상반기 후룬 중화권 유니콘 지수’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중국의 유니콘 기업은 162개에 달한다. 해외에서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중국내 위안화 투자 통계를 포함한 결과다. 자국 기업에 대한 후한 평가를 고려해도, 올 상반기 등장한 유니콘만 52곳에 달한다. 3.5일마다 하나씩 유니콘이 탄생하는 셈이다.

업종도 다양해졌다. 과거 알리바바나 바이두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엔 AI, 핀테크, 교통, 보안, 헬스케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활약이 두드러진다.

특히 안면인식 AI 유니콘 ‘센스타임’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AI 스타트업으로 평가된다. 창업 4년 만에 45억달러(약 5조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쾅스커지(페이스++)도 중국을 대표하는 AI 유니콘이다. AI 안면인식 기술을 응용해 출입 통제 시스템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범죄자도 추적한다. 2015년 독일에서 열린 하노이IT박람회에서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이 업체의 안면인식 결제 기술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중국은 AI 기술이 발전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직 정부의 통제력이 강해 서구 자유민주주의사회 대비 원하는 기술을 사용화하기 용이하다. 또 개인정보 취급에 대한 민감도도 낮다. 기술 측면에서 지원과 투자도 활발하다. 2014년 시진핑 주석이 “AI 산업 전반의 혁신과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2017년 중국 국무원은 2030년까지 세계 AI 혁신 중심이 되겠다는 ‘차세대 AI 발전 규획’을 발표했다. AI에 150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반도체나 5세대(5G) 통신기술보다 우선순위에 올려놨다.

중국 유니콘 기업들은 인큐베이팅 기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의 팽창 속도도 매우 빠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할 뿐만 아니라, 활발한 벤처투자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형성해 향후 미국 실리콘밸리를 위협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프트웨어는 강세, 하드웨어는 약세 인도 = 인도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7%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스타트업 육성 정부기관 인베스트 인디아에 의하면, 인도에는 2만2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있으며 이들이 창출한 누적가치는 500억달러에 달한다. 주로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IT 기술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인도 유니콘 대표 주자는 ‘플립카트’와 ‘올라’다. 각각 210억달러(약 23조7000억원),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플립카트는 전자상거래 업체다. 2007년 침실 2개짜리 아파트에서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현재 인도 최고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 업체는 현금사용비율이 높은 인도 시장의 특성을 파악해 성공했다. 물건을 배달받는 현장에서 현금을 결제하는 ‘캐시온딜리버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라(Ola)는 우버와 유사한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다. 인도 최초의 온디맨드 택시예약 서비스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경쟁사 택시포슈어를 인수하면서 80%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기준 110개 도시 60만대 이상의 차량이 이 회사에 등록돼 있다.

인도 정부는 2017년 글로벌 창업 환경 개선을 위해 외국인 벤처 자본의 경우 100% 지분 투자가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했으며, 스타트업 기업 장려를 위해 ‘스타트업 인디아 진흥 정책을 실시했다. 진흥정책의 내용으로는 15억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을 통한 창업기금을 지원, 3년간 양도세 면제, 특허 출원 비용 80% 인하 및 행정절차 간소화 등이 있다.

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3대 도시에 전체 스타트업 70%가 집중돼 있으며, 델리는 전자상거래, 뭄바이는 핀테크에 강점이 있다. 벵갈루루는 스타트업 총 투자의 40%가 이뤄지고 있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취급받는다.

향후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 등 인도 본사가 위치한 하이데라바드, 헬스 테크 창업이 활발한 뭄바이 인근 지역에 위치한 푸네, 기업간거래(B2B) 물류의 허브 중심지 첸나이 등의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인도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나 하드웨어 분야 수준은 아직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에서 샤오미 등 하드웨어 유니콘이 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다수의 기술 창업 역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인도 현지에서도 IoT 등 하드웨어와 접목할 수 있는 분야에서 더 활발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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