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디지털전환' 포커스는 어디에?…부정거래 적발, 데이터 활용에 초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내 주요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은 이제 시작 단계다. 이는 실제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금융사들은 콘텐츠 확보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플랫폼 확보와 생태계 마련에 있어선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또, 디지털 전환을 위한 자체 역량 측면에선 금융사 별 편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투이컨설팅이 올해 국내 주요 금융사 5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디지털 성숙 수준 보고서 2018’에 따르면 이번 설문에 응답한 금융사 전체 사례의 51%는 디지털 전환 시작 수준으로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권이 제일 앞서=이번 조사는 51개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의 디지털 전환 대상 영역을 토대로 성숙 수준을 조사했으며 87개 활동 별로 수행 정도를 7점 척도로 설문조사했다. 금융사가 답한 수행정도에 따라 디지털 전환 성숙 수준을 판정했다. 이번 조사는 금융지주 3, 은행 14, 카드 4, 증권 9, 보험 9, 캐피탈 4, 공금융 6, 기타2개사가 응답했다.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개선하고 싶은 영역으로 ▲고객: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상 ▲콘텐츠: 고객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상품, 서비스, 정보 ▲플랫폼: 금융회사와 외부와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 ▲생태계: 스타트업 발굴, 육성을 통해 구축하는 디지털 생태계 ▲역량: 디지털 탈바꿈을 기획, 추진, 발전할 수 있는 전사적 역량 등 5개 부분을 제시했다.
은행 업종은 도입 수준을 넘어서 전체 업무 영역으로 확산되는 상태였으며 증권과 보험 업종은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수준이었다.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 노력은 콘텐츠 영역의 성숙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생태계 영역 성숙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사 차원의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대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한 고객 영역의 경우 디지털 전환을 위한 노력이 아직 시작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1개 금융사 중 도입 수준 이하가 75%로 아직 초기 단계였다. 전체적으로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플랫폼 영역의 경우 대부분의 회사들은 검토 단계지만, 선도 금융회사 일부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발굴 등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생태계 구축 면에선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생태계 확보를 위한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사 별 역량 차이 뚜렷=한편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금융사 자체적인 역량 면에선 금융회사 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 역량의 경우 인적자원 구성과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한데 금융사 규모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노력으로 금융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부정거래 적발, ▲모바일 앱 적용, ▲CEO의 혁신 드라이브 ▲디지털 전용 상품/서비스 개발, ▲데이터 관리 등이 꼽혔다. 반면 ▲써드파티 협업을 통한 생태계 확보 ▲오픈 플랫폼 도입의 경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커톤 수행, ▲개발자 커뮤니티 운영, ▲써드파티 협업 ▲뱅킹 비즈니스 모델 전환 ▲디지털 데이터 분석 등은 크게 신경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디지털 금융이 본격화되면 기존 금융회사들의 경쟁력은 약화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디지털화는 금융회사의 사업방식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카드, 캐피탈, 증권회사들은 디지털 금융 영향력이 클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디지털 금융은 고객 상호작용이 빈번한 금융업종에 파급 효과 클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보험, 증권, 카드회사들이 챌린저 뱅크와 핀테크의 위협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은 고객의 자산관리 및 지불결제 영역이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면에 대해서도 조사됐다. 금융사들은 금융규제는 기존 금융회사를 보호하고 있다는 인식 수준이 높았다. 금융산업은 규제 안에서 진입장벽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결과다.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규제 축소는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상품과 서비스, 고객 마케팅 등의 영역에서 금융회사들의 불만 수준이 높아 모든 금융 업종에서 규제 축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았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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