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7000억원 규모 소송에 휘말린 두산인프라코어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
지난 2일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전일 대비 12.31% 하락한 8480원(종가)을 기록했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매각 관련 소송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4일에도 하락세는 계속 돼, 결국 811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거래일 만에 15% 이상 하락했다.
이에 4일 두산인프라코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송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메일을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대상으로 발송하고, 이를 통해 “DICC 소송의 본질은 FI 측이 지분 투자로 손실이 발생하자, 원금은 물론이고 막대한 수익까지 덧붙여 지분을 되사달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DICC 재무적 투자자(FI)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은 법원에 7050억원 규모의 ‘잔부청구 소송’에 대한 소장을 접수하고 법원에 인지세 25억원을 납부했다. DICC 지분을 보유한 FI(재무적투자자)인 IMM PE, 하나금융투자PE, 미래에셋자산운용PE 컨소시엄이 DICC 매각 실패 책임을 놓고 두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재무적투자자들은 지난 2011년 4월 DICC 지분 20%를 3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본 소송은 1심 승소, 2심 패소의 완전히 엇갈린 결론이 난 상태여서 현재 대법원 상고 계류 중”이라며 “2심의 패소 금액 100억원도 서울고등법원에 의해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법리적 논란이 많아 대법원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것이고, 최종 판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7051억원의 추가소송은 기존 100억원 대법원 판결이 끝날 때까지 재판기일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 소송을 ▲‘두산인프라코어가 FI 지분을 매입할 의무가 발생했는가 여부’, ▲‘설령 FI 지분을 매입할 의무가 발생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지분 매입 가격을 얼마로 계산하느냐’의 핵심 쟁점 2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 쟁점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는 “우리가 ‘동반매도를 방해했다’는 FI의 주장을 전제로 따져봐야 하는 사안인데 당시는 중국 시장의 급격한 침체로 매수희망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FI 측은 동반매도요구권(drag along)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자료를 요구해 왔다. 그러한 상황에서 FI의 매도 추진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했기에 우리는 매수희망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자 FI 측은 이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정황을 놓고 볼 때 우리로서는 동반매도를 방해한 게 아니라 필요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었으므로 ‘FI 지분을 매입할 의무가 발생했다’고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둘째 쟁점인 ‘지분 매입 가격 계산’에 대해선 “FI 측은 원금에 연15%를 복리로 덧붙여 계산한 7093억원을 매입가격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DICC 공정가치(Fair Value)로 금액을 계산하는 게 상식적이고 주주 간 계약 내용에도 부합한다”며 “공정가치를 따져보면, 2011년 FI 투자 당시 지분 20%의 공정가치는 3800억원이었으나, 이후 중국시장의 급격한 악화로 2015년 소송이 발생한 시점에서는 약 1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실적 기준으로 공정가치를 따져 보더라도 3000억원 정도”라며 “FI가 주장하는 7093억원은 턱없이 높은 금액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