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냅드래곤의 고향, 퀄컴 R&D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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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냅드래곤 845’를 장착한 스마트폰 출시에 발맞춰 퀄컴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에서 ‘스냅드래곤 845 벤치마크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퀄컴은 본사 연구·개발(R&D) 센터의 일부를 공개하면서 시스템온칩(SoC)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소개했다.
퀄컴이 선보인 R&D 현장은 ‘소리’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아무리 갖가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스마트폰 시대라고 하더라도 음성통화는 가장 기초적인 미덕(美德)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퀄컴은 사용자의 귀와 입이 얼마나 떨어졌을 때 소리가 잘 들리는지, 소음 종류에 따른 지장은 없는지, 실내·실외는 물론 바람에 따라 목소리가 얼마나 잘 전달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했다. 소리를 정확하게 살피기 위한 무향실(無響室)은 기본이다.
스마트폰 업체도 이와 관련된 테스트를 한다. 그런데도 SoC를 만드는 퀄컴이 별도로 R&D를 진행하는 이유는 타임투마켓 대응을 위해서다. 퀄컴이 제조사에 레퍼런스 디자인을 제공하면, 제조사는 수고스럽게 같은 작업을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스피커, 마이크의 위치에 따른 소리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것은 그만큼 ‘전화기’의 본질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요즘 관심을 받는 인공지능(AI) 스피커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퀄컴은 ‘스마트 오디오 플랫폼’을 지난해 12월부터 제조사와 개발사에 공급하고 있다. 6개의 마이크를 적용, 실내 어디에서라도 정확하게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필요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게 퀄컴의 설명이다. 개발 도구 가격은 1250달러(약 135만원), 개발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은 4~5개월이면 충분하다.
앞서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며 전 세계 주요 검색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바이두가 퀄컴과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드웨어 설계는 최대한 신뢰성이 높은 제품으로, 서비스는 자체적으로 해결해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퀄컴의 어쿠스틱(Aqstic) 오디오코덱(WCD934×, WCD9335, WCD9326) 개발 현장도 공개됐다. 핵심은 고음질을 유지하면서도 전력소비량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차세대 오디오 기술인 방송용 MPEG-H 오디오 시스템도 지원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저가 사운드바를 이용하더라도 값비싼 입체음향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퀄컴 관계자는 “새로운 SoC가 출시되기 전에 며칠 동안 일정한 소리를 틀어놓고 스피커에 손상은 가해지지 않는지까지 테스트한다”라며 “스마트폰 업체가 빠르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뒤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미국)=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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