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카카오가 올해는 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영업이익보다 신 성장동력 육성에 더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최근 1조원 규모의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8일 카카오(대표 임지훈)는 2017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컨퍼런스콜을 실시했다.
4분기 카카오는 연결 기준 매출 5447억원, 영업이익은 347억원을 기록했다. 광고, 콘텐츠, 커머스 사업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광고 13%, 콘텐츠 20%, 커머스 등 기타는 31% 증가했다.
2017년 카카오 전체 매출은 1조9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50억원, 당기순이익은 12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42.1%, 94.9% 늘어났다.
카카오 임지훈 대표는 올해 투자 방향에 대해 “신규 사업이라고 불릴 수 있는 AI(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뱅크가 좋은 성과를 내며, 여전히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며 “2018년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AI스피커인 ‘카카오미니’는 지난 3번의 판매 이벤트를 통해 8만대가 완판됐다. 임 대표는 “판매뿐만 아니라 주간 사용률이 90%에 달했다”며 “이는 전 세계 AI 스피커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AI(인공지능)이 적용된 많은 인터페이스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만능 플랫폼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후 더 많은 생활 영역이 추가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중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으로 예상되는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임 대표는 “분기별로 매출을 상승시키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며 성장성이 기대되는 신규 사업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 최근 1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의 강점 중 하나는 유연성”이라며 “테스트했던 서비스가 의미있는 반응을 보였을 때는 공격적인 투자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대표적인 예로 픽코마 사업을 들었다. 그는 “픽코마가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내자 그 자리에서 바로 100억대 투자를 결정했다”며 “분기별 영업이익이 꾸준히 올라가는 모양새보다는, 전체적인 사업의 성과를 내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수익화 작업도 본격화된다. 1분기 중 기업거래(B2B) 업무 택시 사업을 시작하고 B2C(소비자거래)인 ‘카카오티(T)’에 모바일 자동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최용석 카카오 경영지원 담당 이사는 “B2B 업무택시는 법인 임직원에게 원활한 업무 택시를 제공하고 예산관리를 도울 것”이라며 “콜 당 일정 수수료를 과금하는 구조가 될 예정. 순차적으로 카카오 블랙, 드라이버로 확장해 수익성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임지훈 대표는 오는 3월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2년6개월 동안 카카오의 리더십과 사업구조개편, 신규사업의 진출과 기존 사업 정리 등을 진행해왔다“며 ”동료들의 뛰어난 역량과 열정으로 카카오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제는 체계가 잘 잡힌 만큼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카카오의 자산을 꿰어서 더 좋은 보배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후임자인 여민수 조수영 공동대표는 저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