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와 SK텔레콤이 평창올림픽 통신중계망 시설 훼손여부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및 협력사 직원들은 지난 6월 강원도 평창에 KT가 구축한 통신관로를 훼손하고 광케이블을 설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올림픽 통신시설을 위해 KT가 사전에 구축한 관로다. 국제방송센터(IBC)가 각 통신사들이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는 관로가 있다. IBC 주변에 KT가 사전에 공사해놓은 관로내 PVC 파이프 10개 중 한 개를 SKT가 잘라서 케이블을 넣은 것이다.
KT는 10월말경 SK텔레콤이 KT의 통신관로를 훼손한 것을 발견하고 무단으로 광케이블을 설치했다며 SK텔레콤을 고발했다.
KT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과 함께 SKT를 강하게 비판했다. 훼손된 망은 KT가 구축했지만 올림픽 기간 동안은 조직위원회가 운용과 관련해 전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즉, 올림픽 기간 동안까지 KT가 조직위에 빌려주는 셈이다. 국가 재산을 훼손했다고까지 볼수도 있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세계적 축제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SKT는 단순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KT 관로인지 몰라서 사과했고 출입등록 등 절차가 필요해서 12월 6일까지 원상복구 하겠다고 약속도 했다는 것이다. 언론 등에 기사가 나오면서 SKT는 4일 오후 1시경 복구를 완료했다.
SKT 관계자는 "케이블 훼손 자체에 대해서는 분명히 잘못한 것"이라며 "하지만 고의성을 갖고 했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통신사간 협정에 따르면 망을 훼손했을 경우 3주안에 철거하도록 돼있다고 한다. 이용자 보호 등의 이유로 3주내 철거가 어려울 경우 조치를 취한 후 3개월 이내에는 철거하도록 돼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됐으면 좋았을텐데 뭔가 좀 미흡한게 있었던 것 같다"며 "양사가 경쟁관계에 있다보니 갈등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림픽 망의 경우 안정성이 생명이고 KT가 주관 통신사다보니 더 민감할 수 있다"며 "SKT가 좀 더 빨리 적극적으로 복구를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