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권의 IT비용 절감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유지보수 비용 절감을 위한 오픈소스의 적용 분야 확대는 물론 한 번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차세대시스템에서도 비용절감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2018년 IT예산 수립에 이미 들어간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기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소스 등 사내 적용을 위한 내부 역량 강화 등에 예산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IT부분에서의 비용절감 노력에 대해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뱅크는 유닉스 주전산시스템을 사용하는 시중은행 대비 리눅스 기반의 x86 서버 시스템 구축으로 33%의 비용수준으로 시스템 구축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경우 마이SQL 도입을 통해 오라클 DBMS 도입의 60% 수준으로 DBMS를 구현했고 WEB/WAS는 아파치/톰캣 오픈소스를 통해 43% 수준의 비용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카카오뱅크 이용우 대표는 “계정계 코스트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이 오라클 라이선스”라며 “업자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줄여야 한다. 이는 은행의 수익성과도 밀접한 영향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은행권에서도 비용절감을 위한 오픈소스 채택은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최근 리눅스용 개발테스트 시스템 인프라 강화사업에 나섰다. 레드햇 리눅스 기반의 x86 시스템 증설을 추진한다. 40코어, 활용 디스크용량은 20 테라바이트 규모다. 리눅스 기반의 시스템이 늘어남에 따라 사전에 테스트할 수 있는 개발 인프라를 확충하는 사업이다.
최근 시스템 자원이 많이 투입되는 빅데이터 분석과 이상금융거래방지시스템(FDS)에도 오픈소스 시스템이 대거 도입되는 분위기다. 데이터 분석을 근간으로 하는 시스템에 오픈소스 도입을 통해 유지보수 비용 절감을 꾀하는 한편 오픈소스 운영 역량을 키우는 일석이조를 노리고 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있어서도 비용절감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선 롯데손해보험은 타 보험사의 시스템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비용절감을 꾀하고 있다. LG CNS가 흥국화재 시스템을, SK주식회사 C&C가 한화손해보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구축 제안을 한 상태다.
시스템 이식은 이전부터 보험, 증권사를 중심으로 시도돼왔다. 2009년 메트라이프생명이 미래에셋생명 차세대 시스템 아키텍처 기반으로 12개월 만에 차세대 시스템을 완성한 이후 PCA생명과 라이나생명, AIA생명, 현대라이프 등이 타 생보사의 차세대 시스템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시스템 오픈에 나선 바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가 전북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시스템 오픈에 성공했다. 이전에는 광주은행이 전북은행의 시스템을 이전받아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차세대시스템에서부터 일반적인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은행 IT예산의 상당부분이 소요되는 고정비 부분의 절감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빅데이터 등 IT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IT시스템 사업의 경우 현업에서의 예산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아져 상대적으로 IT부서 차원의 예산 편성에 변화가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