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비 인하 이슈가 통신사 실적 컨퍼런스콜을 장악했다. 증권가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통신사의 수익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고 어떤 대응을 갖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당장 정부는 9월에 선택약정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통사들은 인위적인 요금인하에 반대의 뜻을 피력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에 무조건적인 반대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중함도 엿보였다.
27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 됐다. 28일에는 KT가 실적을 발표한다.
컨퍼런스콜에서는 주로 핵심사업의 전망, 배당, 투자 및 마케팅비용 등에 대해 질문이 집중된다. 하지만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던 질문은 통신비 인하에 대한 대책이었다. 또한 단말기 분리공시,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등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지형을 바꿀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통신비 인하에 대한 질문에 1위 사업자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의 답은 동일했다.
SK텔레콤 유영상 전략기획부문장은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은 사업자 수익을 심하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성장 사업, 5G 투자 축소 등 통신산업의 전체 펀더멘탈과 국가 성장산업에도 일정부분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 이혁주 부사장 역시 "통신비 절감 대책이 통신업계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합리적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통신비와 단말기 할부금을 같이 청구하다보니 요금이 비싼 것으로 인식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은 "현실적으로 청구자가 동일한 상황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부문장도 "통신요금을 명확히 인지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청구 주체가 여전히 통신사이고 소비자 불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검토는 하고 있지만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통신비 인하에 대한 질문에는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였다. 최대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취지로 비춰졌지만 반대에 대한 확고한 입장과 법적대응 등의 단어에서 ‘항전’의 의지도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상향조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취약계층 요금감면, 공공와이파이 확대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입장에서 선택약정할인율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경우 전체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반면, 이통사는 선택약정할인율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심각한 비용통제에 돌입해야 한다. 사상 첫 소송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막아야 하는 통신사와 뚫어야 하는 정부간의 정면대결이 9월 펼쳐질지 결국은 사업자가 정부에 고개를 숙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