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 ‘흔들’…위메프 기회 잡나
- ‘자체 배송 서비스 한계 봉착’ 우려…비용 급증에 발목 잡혀
- 위메프, 매출↑·적자↓ 실적으로 두각…‘원더배송’ 품질 개선 주목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쿠팡(대표 김범석)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던 ‘배송 서비스’가 흔들리고 있다. 쿠팡은 자체 인력 쿠팡맨을 앞세운 친절한 로켓배송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으나 최근 위기 신호가 감지된다.
해가 지날수록 불어나는 적자 때문에 소셜커머스 위기설이 제기된 가운데 매출을 늘리면서 적자를 줄인 작년 실적 발표로 주목받고 있는 위메프와 대비되는 모양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지역의 파업, 대표 고소까지 몰고 갔던 쿠팡의 노사 갈등이 인센티브 제도 개정안 합의로 잠잠해지는 분위기이나 한번 실추된 회사 이미지가 단시일 내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업계 관측이 나오고 있다. 쿠팡맨 위기설이 꾸준히 제기된 가운데 불거진 문제여서 더욱 그렇다.
그동안 쿠팡은 대규모 투자유치를 발판으로 물류 부문에 공격적인 세 불리기를 진행해왔다. 작년까지 축구장 102개 규모인 73만제곱미터(㎡)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고 로켓배송 가능지역을 전국 100%가 되도록 확장했다.
고객들은 쿠팡맨 배송에 환호했지만 결국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쿠팡의 인건비는 5663억원으로 전년대비 2036억원이나 늘었고 판매비와 관리비도 급증했다. 쿠팡맨의 채용, 처우와 관련된 논란의 원인도 급증한 인건비 때문이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당초 쿠팡은 올해까지 쿠팡맨을 1만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3600명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 쿠팡은 일부 로켓배송을 +2일로 늘리고 생수 등 무거운 상품의 경우 외주 택배사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체 배송 인력 운용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는 뼈아픈 평가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처럼 쿠팡이 흔들리는 가운데 위메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때 소셜커머스 3강 중 최약체로 거론됐으나 지난해 실적 발표 이후 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계획된 적자’를 앞세운 소셜커머스의 우려 섞인 성장 공식을 깨드리고 내실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올해 4월 기준 월 매출이 1000만원 이상의 입점업체(파트너) 수가 4412개 사로 전년동기보다 36.9%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 매출 1억원이 넘는 파트너 수는 426개로 전년동기 대비 43.4%, 월 매출 3000만원 이상 파트너 사도 전년동기 대비 39.5%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뤘다. 공격적인 타임 특가 정책과 특정일을 겨냥한 데이 마케팅이 적중한 결과다. 파트너사의 매출 증가는 위메프의 실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쿠팡맨이 구축한 로켓배송의 아성엔 미치지 못하나 위메프의 직매입 배송 서비스 ‘원더배송’도 주목받고 있다. 내일도착 달성률이 95.7%에 달한다. 높은 수준의 배송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게 위메프 설명이다. 9000여개 배송 상품 중 85%가 구매액과 관련 없이 무료배송인 점도 눈길을 끈다. 일단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위기가 감지된 로켓배송보다 외부 택배사와 손잡고 물류 효율화에 성공한 원더배송에 점수를 줄만하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 역시 기존의 플랫폼 내 서비스나 파트너와의 관계가 갈등으로 변질되거나 지속성을 잃게 된다면 이는 쿠팡과 같은 위기 요소로 돌아올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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