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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터리 절감 기술도입” 발표에 SKT·LGU+, “통화품질 우려” 지적

윤상호
- 통신업계, 'KT CDRX 국내 최초 전국망 적용' 두고 설왕설래…정부, 기술 마케팅 방조 책임론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국내 최초로 전국망에 스마트폰 배터리 절감 기술(CDRX: Connected mode Discontinuous Reception)을 도입했다고 발표하자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발끈했다. 우리도 언제든 할 수 있지만 통화품질 저하 우려로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12일 KT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에 CDRX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KT 강국현 마케팅부문장은 “CDRX를 적용하면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시간을 35~45%까지 늘릴 수 있다”며 “CDRX를 전국망에 적용한 것은 KT가 국내 최초”라고 말했다. KT는 CDRX 도입을 ‘갤럭시S8·8플러스’ 판촉 경쟁에 활용할 태세다.

KT는 이날 배터리 절감 효과와 국내 최초를 증명하기 위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시험결과서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비교한 필드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경쟁사 서비스 유무까지 발표한 것은 상도의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도 준비는 했지만 통화품질을 걱정해 전면 시행치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CDRX를 작년 5월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고 수도권 및 충청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순차적으로 기지국 업그레이드를 시행 중에 있으며 서비스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CDRX 서비스의 품질 안정성을 검증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CDRX 솔루션을 수년 전 이미 개발해 네트워크 적용을 완료했으며 언제라도 상용 네트워크에서 이 기능의 제공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배터리 절감보다 최고의 서비스 품질 제공이 더 중요한 고객 가치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이 솔루션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CDRX는 데이터 통신에 쓰는 기술이다. 주고받는 데이터가 없을 때는 스마트폰 통신 기능을 저전력으로 돌린다. 자동차를 운행할 때만 엔진을 구동하는 ISG(Idle Stop&Go)와 유사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언제 올지 모르는 연락을 받기 위해 항상 대기하는 기기다. CDRX는 기지국과 스마트폰의 통신 횟수를 줄이는 만큼 통화품질 저하 우려가 있다. KT는 이 우려를 ‘충분히 해소했다’는 설명이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그럴 리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통신사가 기술 도입과 최초를 두고 입씨름을 하는 이유는 설익은 기술을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통신사가 네트워크에 특정 기술을 적용하는 경우 검증이 어렵다. 여러 장비업체가 하나의 기술만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소비자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한 해당 기술이 발표 그대로의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 특히 무선통신기술은 환경의 영향도 있어 실험실과 실제 서비스 현장 측정값이 다르다. CDRX도 마찬가지다.

KT도 이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갖고 문제를 해결했다는 태도다. 강 부문장은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사용할 때를 시험한 것이며 실사용 환경에서는 달라진다. 음성통화는 끊김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데이터에만 적용할 것”이라며 “데이터 손실률을 대한민국 평균 수준 아래로 맞추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상용화한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통신사 기술 마케팅 논쟁을 방조한 것은 정부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3월 KT가 기가LTE 서비스 제약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허위광고를 했다는 사안에 대해 문제는 인정했지만 법적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기가LTE는 LTE와 무선랜(WiFi, 와이파이)를 묶어 최대 1.167Gbps 속도를 내는 서비스. 하지만 서울 경기 50곳 측정 속도는 3분의 1 수준이었다. 방통위 조사결과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제한적이고 기지국 수도 3.8%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무료 부가서비스라는 이유를 들어 고지를 명확히 하라는 권고만 내렸다. CDRX 등 각종 기술 도입이 실제 소비자 체감 혜택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마케팅엔 제약이 없다는 사인을 준 셈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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