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형희 SKB 사장 “유선 공정경쟁 환경 조성 필요”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에서 사업총괄을 담당하다 최근 SK브로드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형희 대표<사진>가 부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형희 사장은 SK텔레콤 소속에서 SK브로드밴드 대표로 자리를 옮긴 후 투자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향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미디어 플랫폼 1위 도약하겠다고 자신했다. 다만, 케이블TV 등의 인수를 통한 덩치 키우기 전략은 당분간 쓰지 않을 계획이다. M&A에 대한 환경, 파트너 등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당분간은 그런 환경이 조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이 사장은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을 2008년 인수한 이후 3년 동안은 좋은 흐름이 아니었지만 2011년 이후 경영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낮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커버리지 등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이형희 사장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미디어 사업과 결합하는 한편,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통해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21년 유무선 미디어 가입자 2700만, 매출 4.5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동안 소홀했던 커버리지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필수설비 이용과 관련해 과도한 이용료 등 때문에 활용이 어려운 만큼, 유선시장에서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다음은 이형희 사장 및 임원진과의 일문일답.
Q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설명해 달라.
A SKB에서 가장 시급한 투자는 커버리지 투자다. 그동안 충분히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웠다.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수준의 투자였지 뻗어나가는 투자는 일어나지 못했다. 앞으로 질적으로 나은 투자, 커버리지 메우기 위한 투자를 과거보다 많이 집행하겠다. 데이터 사이언스, TV플랫폼 등 시스템을 선진화 시키는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Q IPTV 가입자나 ARPU가 정체인데 성장 모멘텀을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가.
A 2~3년전 같으면 가입자 증가 정체가 성장정체로 보았겠지만 앞으로 그런 성장으로 가겠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길이 될 수 밖에 없다. 질적 측면에서 서비스가 조금 더 진화될 수 있다면 같은 숫자의 가입자라도 가입자가 기꺼이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제공한다면 성장이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윤석암 미디어 부문장) 가구수는 1800만인데 유료방송 가입자는 3000만에 달한다. 가입자 증가는 쉽지 않다. 결국 소비자에게 가치있는 서비스,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정액 가입자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Q 전체 투자 중 콘텐츠 부문에 대한 계획 및 옥수수 가입자 전망은?
A 콘텐츠 분야만 따로 말하기가 곤란하다. 어떤 분야를 어떻게 할지 아직은 유동적 상황이다. 기존 애니메이션, 숏클립 부문은 더 강화할 계획이다. ‘옥수수’에서 시도했던 독자 콘텐츠 부분은 투자하겠지만 넷플릭스 등 콘텐츠 기업과 비교할 성질은 아니다. 옥수수 가입자 2050만은 국내 가입자 목표다.
Q T커머스 분야 계획은 ?
A T커머스는 조만간 분사해서 전문가를 영입해 좀 더 특화된 서비스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Q IoT 수익 전망은?
A IoT는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 매출보다 비용이 컸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홈IoT 에서 일어나는 사업은 SK텔레콤과 역할을 분담하게 된다. 주택 건설단계에서 이뤄지는 비포마켓은 SK텔레콤이, 기존의 애프터 마켓은 SK브로드밴드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Q M&A에 대한 계획은?
A M&A는 당분간 많이 기다려야 할 것이다.
Q 기존 가입자 기반 확대 전략과 달라진 것 같은데.
A M&A에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인수할 상대방과 마음이 맞아야 한다. 규제 환경 측면도 부합돼야 한다. 그 전제요소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규제와 상대방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 작년에 해봤더니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가입자 기반보다 질적인 향상이 더 중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실 작년 추진했던 M&A이 가입자 확대가 질적 향상 의미였다.
Q KT의 필수설비를 빌려 서비스 할 수는 없는지.
A 물리적으로 안된다는 부분이 있다. 실제 안돼서 안되는 것도 있고 되는데도 안되는 부분도 있다. 대가도 크다. 보통 매출의 25%를 내야 하는데 비용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투자하고 싶어도 도로 굴착 공사 등에 대한 여러 애로사항이 있다. 유선 시장에서의 공정경쟁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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