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IPTV, 이제는 통신사 신성장동력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선인터넷의 끼워팔기 상품, 이동전화의 해지방어 수단. 수익은 내지 못하고 케이블TV와 차이도 없었던 말뿐인 뉴미디어.
IPTV가 흑역사를 딛고 통신사의 효자 상품으로 부상했다. 유료방송 시장의 포화에도 불구 케이블TV와는 달리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가입자가 늘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융합시대를 맞아 플랫폼 전략의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KT는 지난해 49만 가구의 IPTV 순증을 기록했다. 케이블TV를 포함 유료방송 시장에서 단일 사업자로는 처음 가입자 700만을 돌파했다. IPTV의 성장으로 미디어·콘텐츠 수익은 전년대비 15.8% 늘어난 12조9252억원을 달성했다.
고무적인 것은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KT는 올해 IPTV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시간 IPTV 사업 시작이래 8년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통신사업 수준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PTV 가입자 증가는 결합상품 경쟁력 확대로 이어진다. 홈IoT 등 다양한 파생 상품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황창규 회장은 미디어를 KT의 5대 플랫폼 하나로 선정, 미래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SK에게도 IPTV는 효자다.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IPTV 사업 수익은 8440억원으로 전년대비 33.3% 늘어났다. 영업수익에서 IP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30.4%로 1년전보다 5.4%p 확대됐다. 가입가구도 396만으로 13.8% 늘어났다. SK텔레콤 역시 미디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전통 통신 비즈니스의 성장률이 주춤한 가운데 IPTV는 이동전화 해지방어 수단은 물론,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했다.
LG유플러스 IPTV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IPTV 수익은 6121억원으로 전년대비 23.2% 증가했다. 가입자 역시 27만9000명 늘어난 255만9000명을 기록했다. TPS사업(IPTV,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에서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14년에는 29%였지만 지난해 10%p 확대된 39%를 기록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 CES 2017에서 IPTV를 집중 육성해 1등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통신사들의 IPTV의 성적표는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AIT)가 조사한 ‘방송통신서비스 수용도 분석’ 보고서는 2016년에 IPTV 가입자가 최대 106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통신3사의 IPTV 가입가구는 1326만이다.
다소 보수적인 예상은 네트워크 때문이었다. IPTV를 시청하려면 인터넷 품질이 보장돼야 하는데 농어촌에서는 IPTV를 시청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0년부터 정부 주도로 시작된 농어촌BcN 사업이 탄력을 받으며 IPTV 확산에 일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IPTV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결합상품 시장에서 통신사가 케이블TV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고,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나기 시작한 만큼,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여기에 케이블TV 인수합병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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