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조사에 억울한 국내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쓰고 싶어도…”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10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한국, 미국, 중국, 대만의 30여개 IT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실태를 비교한 보고서를 내놨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재생에너지와 이행 약속, 정보 공개의 투명성 등을 기준으로 A부터 F까지 등급이 매겨졌다.
그 결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은 A 등급을 받은 데 반해 한국 기업들은 모두 C 등급 이하를 받았다. 그나마 지난 2015년 아시아 기업 최초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약속한 네이버가 아마존, HP, IBM과 동일한 C 등급을 받으며 자존심을 세웠다. 중국, 대만 등 IT기업의 등급은 대부분 D나 F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국내 기업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재생에너지를 쓸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입을 모은다. 즉,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시장 상황과 법 규제 때문에 쓸 수 없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만약 A등급을 받은 애플이나 구글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운영한다고 해도 이같은 상황 때문에 재생에너지 사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린피스도 보고서를 통해 언급했듯, 현재 국내 전력 시장은 한국전력공사가 독점하고 있고 총 전력 비율 중 겨우 1.1%만이 재생가능에너지에 해당해 사실상 이용이 어렵다. 또 한국전력공사가 생산한 전력이 아닌 재생가능에너지를 생산하는 민간 사업자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전기사업법 개정이 필요하다.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통과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결국 국내 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직접 에너지 생산 설비를 설치하는 것인데, 공간과 비용 등의 한계가 있다. 이번 그린피스 조사에서 C등급을 받은 네이버 또한 데이터센터 부지 내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일부 전력을 공급하고 있지만, 그 비율은 매우 미미하다고 전했다. 실제 통신사나 IT서비스업체, 인터넷 업체 등이 운영하는 국내 데이터센터에는 대부분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설치 비용이 비싸고 공간적인 제약 때문에 확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2013년 데이터센터 ‘각’를 오픈한 네이버의 경우, 에너지 효율 등을 고려해 평균 온도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춘천을 택했다. 현재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는 표준 지표인 PUE도 국내에서 가장 낮은 1.12에 불과하다. PUE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한 전체 전력량을 서버 등 IT장비가 소비하는 전력량으로 나눈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평균 PUE는 2.3, 전세계 평균은 1.8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외기를 통한 냉각 장치,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한 동절기 도로 열선(스노우멜팅), 온실 난방 등에 사용하는 ‘폐열회수시스템’, 외부 및 본관 온실 조명에 활용하는 태양광 발전 등 전력 효율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없이는 사실상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없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도 “최근 몇년 간 국내 데이터센터의 화두는 전력비용 절감을 통한 에너지 효율”이라며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면 당연히 적극 활용할 것이며, 이를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일반용 고압군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한때 일반용보다 저렴한 지식서비스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았지만 폐지됐다. 지난 수년 간 전기요금이 상승하면서 데이터센터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산업통산자원부는 11일 광주·전북·전남·제주 4개 광역지자체와 공동으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공동 협약식’을 갖고 지역 입지규제를 줄이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입지 제한 최소화, 조례·내규 신설을 통한 투자 촉진, 사업수익성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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