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메타넷, 액센츄어코리아 인수가 갖는 의미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메타넷의 사업 확장이 예사롭지 않다. 메타넷은 14일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의 한국법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메타넷 최영상 회장에겐 남다른 의미를 가진 딜로 평가된다.
메타넷은 2020년까지 그룹 IT서비스부문 매출액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액센츄어코리아는 이 그림을 완성하기위해 꼭 필요한 퍼즐로 생각하고 있는듯하다.
기존 메타넷의 계열사로 대우정보시스템, 메타넷SNC, 코마스, 유티모스트, 누리솔루션 등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메타넷SNC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수 합병을 통해 메타넷 IT서비스부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한국HP 내 한국GM IT아웃소싱(ITO) 조직을 대우정보시스템이 인수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에 액센츄어코리아까지 인수하면서 ‘컨설팅-시스템 구축-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IT서비스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 기회 = IT서비스부문 경우, 메타넷은 대우정보시스템 등 IT기업을 다수 인수 합병해 왔지만 단일 브랜드로 삼성SDS와 LG CNS, SK(주) C&C와 같은 대기업을 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액센츄어코리아 인수로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는 평가다.
액센츄어는 매킨지, 베인앤컨설팅과 같은 ▲전략 컨설팅, 그리고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 컨설팅, 아웃소싱을 담당하는 ▲운영 비즈니스까지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 액센츄어 자체로도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3가지 요소를 사업모델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3년 디지털(Accenture Digital) 그룹을 새롭게 출범시킨 액센츄어는 자사의 디지털 자산,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 마케팅, 모빌리티(Mobility), 애널리틱스(Analytics) 등의 서비스를 통합해 시장에 인사이트와 실행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액센츄어는 최근 16분기 연속 매출, 영업이익 등이 전문가 전망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디지털 그룹의 기여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액센츄어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들어낸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지난 2015년에는 선박 운항과 적재 화물, 항만 물류정보 등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스마트쉽 시스템’을 현대중공업과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오션링크’라는 브랜드로 출시된 ‘커넥티드 스마트쉽(Connected Smart Ship)시스템’은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쉽 기술에 액센츄어사의 디지털 분석 기술을 결합한 커넥티드 스마트쉽시스템으로, 선박에서 생성된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해 선박의 운항 효율 향상과 기자재 수명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액센츄어는 삼성전자의 보안 솔루션인 ‘녹스(NOX)’의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액센츄어와 삼성전자는 2014년 녹스를 세계적으로 공급, 유지보수하는 양해각서 교환한바 있다. 이를 통해 액센츄어는 글로벌 기관과 기업의 모빌리티 구현에 삼성 녹스를 공급, 기술 지원을 해왔다.
◆금융IT 시장 확장에 탄력받을까 = 업계에서는 액센츄어 인수로 메타넷이 글로벌 브랜드를 통한 인지도 개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 IT시장에서 대우정보시스템과 동반 성장도 꾀할 수 있게 됐다. 액센츄어는 국내 1기 은행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시장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00년대 진행된 하나은행 차세대, 신한은행 차세대 PMO 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수행했으며 최근에는 기업은행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PCA생명 차세대 PMO사업자로 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아직 1금융권에 구체적인 사업수주 경험이 없는 대우정보시스템으로선 액센츄어의 브랜드 인지도와 사업수행 능력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미 누리솔루션 인수로 여수신솔루션 등을 보유하게 된 대우정보시스템은 액센츄어코리아 인수를 통해 1금융에 대한 서비스 및 솔루션 구축 이해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인수는 메타넷 최영상 회장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딜’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최영상 회장은 지난 1996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컨설팅코리아 사장으로 PwC코리아의 성장을 이끌어낸 바 있다. 그러다 2002년 PwC컨설팅이 IBM에 매각되며 IBM에 합류하지 않고 메타넷컨설팅 대표로 재출발했다.
2003년에는 당시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회장으로 영입돼 회사 성장을 이끌었으며 2006년에는 경영전략 컨설팅업체 AT커니 본사에서 AT커니코리아 경영권을 넘겨받아 현지법인으로 전환, 대표이사 회장을 현재까지 맡고 있다.
2000년대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하던 글로벌 3개 컨설팅펌 IBM BCS코리아(PwC 인수)와 액센츄어코리아,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중 2개사와 인연을 맺었던 최 회장은 액센츄어코리아 인수로 국내 주요 글로벌 컨설팅업체 대표직을 모두 수행, 소유하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영상 회장이 엑센츄어에 호감을 드러낸 적이 많았다. 국내 컨설팅 업계에 액센츄어가 들어와서 제조 등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들어냈고, 한국사회 발전에 많이 기여했다고 종종 말하고 다녔다”고 전하기도 했다.
◆역 시너지 우려도 존재 = 업계 일각에선 액센츄어 인수로 메타넷이 시너지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AT커니코리아라는 컨설팅 업체와 메타넷이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2개의 컨설팅 업체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메타넷 관계자는 “AT커니와 액센츄어는 컨설팅 영역이 달라서 충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우정보시스템과 액센츄어코리아가 한 바구니에 담겨 있을 때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컨설팅과 SI는 비즈니스 상성이 맞지 않다”며 “고객에 대한 협상력과 고객 정보보호 등을 고려하면 컨설팅과 SI가 함께 가는 것은 고객은 물론 제공자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액센츄어코리아가 과거의 위상에 비해 현재는 많이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액센츄어코리아는 전성기 때 임직원수가 600~700명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3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전성기를 누렸던 금융 IT시장 인력도 현재는 다수가 빠져나간 것으로 관측된다.
통신 시장의 경우도 KT와 협력한 이후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조와 장치 산업 역시 국내 시장의 성장 모멘텀이 없어지면서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 된 것이 액센츄어 글로벌에서 한국 법인을 매각한 이유가 아니겠느냔 것이 업계 일각의 관측이다. 물론 액센츄어는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지사와 관계사에 대한 매각을 활발히 벌이고 있어 이 역시 정상적인 사업적 판단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액센츄어코리아는 임직원수와 매출액은 대외비라 공개가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메타넷 역시 구체적인 인수금액과 향후 액센츄어에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라이선스 비용 및 방식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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