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OLED 굴기 아직 멀었다’…LCD 시대 10년은 더 지속
중국이 디스플레이 굴기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액정표시장치(LCD)가 향후 10년 동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압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 데이비드 시에 전무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OLED가 좋은 기술이 분명하지만 현재 주력 디스플레이는 LCD이며 향후 10년 동안 이 대체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화면크기에 따라 LCD와 OLED의 온도차이가 확연하다.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 쓰이는 중소형은 OLED, TV나 사이니지와 같은 대형에서는 LCD가 기세가 높다. 시에 전무는 중소형에서는 어느 정도 OLED가 성장하겠지만 가격이나 성능 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은 일정영역만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OLED 1/3, 비정질실리콘(a-Si) LCD 1/3,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1/3의 비율을 가진다는 얘기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능력을 늘리는 이유는 이 기술이 준비되고 성숙됐기 때문이며 5년 후에는 중국보다 5배 더 규모가 클 것”이라며 “OLED는 하나의 표준화된 기술이 아니다. LCD보다 따라잡는 속도가 짧을 수 있겠지만 한국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LCD와 마찬가지로 OLED도 기술 성숙도와 고객사, 그러니까 OLED 패널을 수용할 수 있는 기업에 따라 서로의 영역이 확실히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나 고성능 스마트폰, 이들 제품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한국 기업, 나머지는 중국 기업과 저가 시장이다. 바꿔 말하면 중저가 OLED를 일정부분 시장을 차지할 수 있겠지만 생산능력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고객사 확보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애플만 하더라도 스마트폰과 PC에서 중국산 LCD 패널을 사용한 적지 없다.
다만 일본 샤프를 인수합병(M&A)한 혼하이그룹(폭스콘)이 변수로 남아 있다. 아직까지 완벽하게 하나의 기업이 된 것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일본과 대만의 역량을 하나로 합치게 되면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결국 화면크기와 관계없이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국, 중국, 일본(대만) 구도로 흘러가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에 전무는 “고객 입장에서는 또 다른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 LCD 패널의 새로운 공급처로 폭스콘이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 두 기업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는 결국 비즈니스”라며 선을 그었다.
얼마 전 삼성디스플레이는 TCL의 11세대 LCD 생산법인에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기존 8세대 LCD 라인에 투자했던 지분을 11세대 LCD 라인에 전환하는 형태다. TV 시장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공급처 다변화는 크게 손해볼일은 아니다. 연간으로도 삼성전자가 필요한 LCD 패널이 6000만장 수준인데 TCL 이외의 추가 공급처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애플의 OLED 공급처 확보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다. 시에 전무는 “내년에는 삼성디스플레이, 2018년에는 LG디스플레이 합류할 수 있지만 당장은 아니다”라며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도 처음에는 LCD 패널 업체가 한 곳에서 여러 곳으로 늘려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장 아이패드가 LCD에서 OLED 패널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고 (플렉시블 이후의) 폴더블 형태의 제품을 고려할 수 있다”며 “IT 시장에서의 OLED 패널 적용은 사용자에게 큰 가치는 아니어서 향후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하나의 기기로 통합하는 것이 더 혁신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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