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보단 미래…네이버 ‘차세대 리더십’에 쏠리는 관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www.navercorp.com 대표 김상헌)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분기 실적으로 매출(영업수익) 1조131억원, 영업이익 2823억원, 당기순이익 198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5%, 27.6% 증가했다.
지난 2015년 1분기부터 네이버의 매출 추이를 보면 그야말로 모범생의 성적표다. 매 분기마다 400~600억원 가량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영업이익은 2015년 3분기 1168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성장세를 기록하다가 지난 3분기엔 전분기 대비 700억원 가량 크게 늘었다. 모바일 시대에 적응이 완료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7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증권연구원들의 관심은 네이버의 현재보단 미래였다.
PC웹에서 모바일 시대로 성공적인 체질 변화를 완료한데다 최근에 밀고 있는 성장 동력에도 딱히 의문을 품을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그런 가운데 내년 3월 최고경영자(CEO) 교체 소식이 발표됐다.
김상헌 대표와 한성숙 서비스 총괄 부사장(신임대표 내정자)이 이날 전화회의에 참석해 그간의 경영 소회와 함께 CEO 승계 현황을 풀어냈다.
◆자신감 묻어나는 김상헌 대표, ‘오히려 더 위기’ 언급=김상헌 대표는 27일 전화회의에서 최근 업계 경쟁상황에 대해 “어려운 얘기”라면서도 “지난 수년간 상당히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좋을 때가 가장 위기의 순간이 될 수 있다”고 경영 지론을 꺼냈다.
덧붙여 김 대표는 “창사 이래 편안했던 해가 없었다”면서 “늘 경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대표 내정과 관련해 “어떻게 보면 세대교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용자와 교감을 갖고 있는 차세대 리더들이 책임감과 권한을 부여받아 운영하는 것이 서비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이렇게 봤다. 이게 핵심”이라고 경영권 승계 취지를 밝혔다.
◆“한성숙 신임대표 내정자, 이사회서 만장일치로 후보 선정”=김 대표는 CEO 승계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오래전부터 검토하고 준비해왔던 프로그램”이라며 “많은 후보가 있었지만 한성숙 후보는 지난 2년여 간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굉장히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후보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서 “상당히 선진적인 CEO 승계 프로그램”이라며 상당 임기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경영권 승계를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한성숙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 현황에 대해 “경영진들과 함께 어떤 내용으로 네이버를 가지고 갈지 준비하고 있다. 곧 공식발표를 해서 궁금하신 부분들은 따로 시간 만들어서 답변 드리도록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 부사장은 내달 22일 예정된 ‘네이버 커넥트 2017’ 컨퍼런스에서 향후 경영 방침에 대해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가 향후 서비스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주요 사업 파트너들과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가치를 공유하는 행사로 준비된다.
◆‘모바일 광고’, 내년까지 좋다=네이버의 성장 동력은 이제 ‘모바일 광고’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바일 광고 매출 전망에 대해 “4분기가 광고 성수기이긴 하나 변동성이 있어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박 CFO는 “모바일 광고는 내년까지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검색수, 클릭수 등 이용자 지표가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에도 긍정적 추세이나 PC(광고)가 약간 부진할 수 있어 전체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광고 매출 규모는 5900억원 정도다.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 규모는 각각 4600억원, 1300억원 수준이다. 모바일 매출 비중은 51%, 39%다.
현재 네이버는 새로운 쇼핑검색을 준비 중이다. 오는 11월 중순이나 말께 오픈할 계획으로 박 CFO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이·동영상·스노우 등 신성장동력, 수익화보다는 서비스 활성화 주력=향후 네이버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브이(V)와 동영상 광고, 스노우 등 부문에선 당장의 수익 확대 시도는 없을 전망이다.
한 부사장은 “브이는 유료상품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팬들과 스타 활동을 좀 더 활성화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브이에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추가하고 라이브방송, 채팅 모델 만드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CFO는 동영상 광고에 대해 “아직은 네이버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차지하는 편이 매우 적다”며 “동영상 광고수익의 극대화보다는 장기적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좋은 콘텐츠를 수급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언급했다.
박 CFO는 또 최근 라인이 투자한 스노우에 대해 “서비스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수익모델 도입보다는 사용자 확보나 라이브 미디어 콘텐츠 추가 등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스노우가 아시아 시장 타깃이기 때문에 라인과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실질적으론 이용형태가 달라 보완적인 관계로 시너지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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