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안전불감증

윤상호
- 갤럭시노트7, 환불 및 교환 서둘러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잊을만하면 또 터진다. 안전불감증은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다. 최근 벌어진 관광버스 사고도 그렇다. 이번에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정부의 뒷북대응과 재발방지 약속도 위기 대처 시스템도 원인 유발자의 책임지지 않는 태도도 똑같다. 설마 하는 생각이 모든 일을 망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환불과 교환을 실시 중이다. 갤럭시노트7은 하반기 최대 기대주로 꼽힌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발화 사고가 끊이지 않아 출시 두 달도 안 돼 생산 및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걸쳐 이익만 7조원대 중반을 놓쳤다고 밝혔다. 통신사와 유통망은 하지 않아도 될 혼란을 감당했다. 불만을 직접 상대하는 것은 대리점과 판매점이다. 소비자도 불편을 겪었다. 두 번의 환불 및 교환 과정에 들어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기대주가 한 순간에 애물단지가 됐다.

억지로 당긴 출시 일정,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발표한 사고 원인, 무리한 신제품 추가 생산 등 갤럭시노트7 문제의 기저엔 안전불감증이 깔려있다. 우리 정부가 한 역할도 없다. 해외보다 먼저 한 소비자를 위한 대응은 기억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 번도 문제가 없었으니 이번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모여 사회적 비용까지 따지면 10조원에 육박할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남은 것은 50만대의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갤럭시노트7이다.

그런데 갤럭시노트7의 환불 및 교환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성능이 마음에 들어 계속 쓰겠다는 반응이 많다. 추가 보상을 기다리는 목소리도 있다. 적절한 판단이 아니다. 지금도 국내외에서 갤럭시노트7의 사고 소식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주머니 속에 있는 것은 폼 나는 최신형 스마트폰이 아니라 위험을 내포한 제품이라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안전보다 우선은 없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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