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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데이터센터 장비시장 진출 초읽기…OCP에 ‘T-CAP’ 공개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SK텔레콤(www.sktelecom.com 대표 장동현)이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네트워크 장비시장 진출 초읽기에 돌입했다.

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페이스북 주도의 개방형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개발 관련 글로벌 커뮤니티인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는 지난달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시스템 하드웨어 규격을 올렸다. 이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시스템으로 ‘T-CAP(Converged Appliance Platform)’이다.

OCP가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 시스템 하드웨어 규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CAP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핵심인 네트워크 스위치에 고성능 서버를 결합해 컴퓨팅·네트워크 가상화 및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환경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앞서, SK텔레콤은 올플래시(All Flash) 스토리지를 출시한 바 있다. 스토리지에 이어 서버·스위치까지 내놓고 이를 OCP에 규격을 올린 것이다.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용 하드웨어 개발은 1단계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는 네트워크 운영체제(OS)를 아이피인퓨전의 OcNOS로 이용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HPE의 오픈소스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맞춤화한 SK텔레콤형 오픈 스위치로 대체할 방침이다.

여기에 방화벽(Firewall), 부하분산장치(Load Balancer), 가상사설망(VPN) 등 특화된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기능까지 탑재할 예정이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합쳐진 이 같은 T-CAP 시나리오는 내부에서만 적용하는 데 멈추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이를 데이터센터에 직접 판매할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장비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이러한 SK텔레콤의 결정은 특정 벤더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현 네트워크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데이터센터 장비시장에 진출했을 때 단기적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은 크지 않지만, 이를 활용해 차세대 네트워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T-CAP은 지난 4월 인텔개발자포럼을 통해 처음 발표됐다. 이후 5월 OCP 산하 네트워크 커뮤니티에 신규 하드웨어 규격으로 제안, 현재 OCP를 통해 외부에 공개됐다. 이 시스템은 KTNF와 인텔과의 협업을 통해 추진됐고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개발의 경우 아이피인퓨전 및 ETRI 등과 함께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트래픽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전체적인 인프라 성능 향상 및 하드웨어 투자비용 절감 등을 위해 설계됐다. 데이터센터 내부의 네트워크 트래픽 흐름상에서 별도 하드웨어 구성이나 네트워크 변경 없이 성능 향상, 보안 강화, 네트워크 모니터링, 분산 스토리지 등 다양한 영역의 애플리케이션과 조합해 활용할 수 있다.

손민호 SK텔레콤 NIC기술원 매니저는 “이번에 OCP에 올라간 T-CAP은 서버와 스위치를 합친 하드웨어 규격”이라며 “기존에는 방화벽·로드밸런서 등 필수 장비를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복잡했었는데 스위치와 서버를 고속 통신에 사용하는 케이블로 합쳤기 때문에 데이터 플로우도 개선됐고, 상면도 줄어들어 운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사 처음으로 OCP에 하드웨어 네트워크 시스템 규격이 올라갔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공개된 상태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 활용 가능하며,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OCP는 페이스북 주도로 운영되고 있으며 SK텔레콤을 비롯해 삼성전자, 구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가입돼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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