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코어 프로세서 발표한 인텔…‘모어 댄 무어’ 첫걸음
인텔이 31일 7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카비레이크’를 공개했다. 인텔이 그동안 추진한 공정전환의 ‘틱(tick)’, 아키텍처 변경의 ‘톡(tock)’을 합친 ‘틱-톡’을 포기한 이후 나오는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른바 ‘무어의 법칙’을 사실상 포기하고 ‘틱-톡톡’으로의 이전과 함께 창업자 고든 무어의 ‘무어의 법칙’ 이후를 대비한 ‘모어 댄 무어(More than Moore)’의 첫걸음이다.
인텔은 14나노 공정을 14와 14+ 두 가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카비레이크는 14나노+공정이며 이후에 선보일 코드명 ‘캐논레이크’는 10나노로 생산된다. 10나노는 10, 10+, 10++로 이뤄지게 된다. 따라서 카비레이크는 마지막 14나노 중앙처리장치(CPU)가 되는 셈이고 공정전환보다는 아키텍처, 바꿔 말하면 기능적인 차원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편으로는 틱-톡 전략이 틱-톡톡으로 바뀐다는 것은 미세공정 전환 주기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캐논레이크는 일러야 2017년 하반기에나 선보일 수 있을 것이고 이전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미세공정에서 경쟁사에 비해 밀릴 수밖에 없다. 이는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전면화한 인텔에게 있어 그리 좋지 못한 소식이다.
◆UHD·VR과 같은 미디어 성능에 초점=이번에 공개된 카비레이크는 노트북 CPU가 먼저 나왔다. 데스크톱PC용은 내년 1월에 출시된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PC 시장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관련 업체의 수익성을 높여주는데 있어 노트북이 효과적인 제품이라는 방증이다. 전반적인 PC 출하량은 줄었어도 ‘2-in-1’과 새로운 범주의 제품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비레이크의 가장 큰 특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 GT2) 성능 강화에 있다. 하드웨어 차원에서의 비디오코덱 지원 강화와 함께 지원하는 해상도를 높여 울트라HD(UHD) 콘텐츠 감상에 최적화됐고 가상현실(VR)은 물론 CPU와의 협력을 통해 전력소비량은 이전보다 크게 줄였다. 인텔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UHD 영상을 크롬 브라우저로 유튜브를 통해 감상했을 때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5.8와트(W), 카비레이크는 0.8W에 불과했다. 인터넷이 아닌 PC에 저장된 파일을 재생하는 경우 6세대 코어 프로세서 10.2W, 카비레이크 0.5W로 나타났다.
클록 조절도 한층 똑똑해졌다. CPU 클록은 내부 배수와 메모리 인터페이스의 속도로 결정되는데, 카비레이크는 배수 조절에 제한을 두지 않아 보다 짧은 시간 내에 클록을 정해진 범위 내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작업량에 따라 CPU 속도를 재빨리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클록 조절이 능동적으로 이뤄지면 성능이 필요할 때는 그만큼 CPU 자원을 끌어다 쓸 수 있고, 반대의 경우에는 배터리를 적게 쓰므로 전반적인 사용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다만 공정전환이 아닌 아키텍처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6세대 코어 프로세서보다 큰 폭의 성능 향상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인텔도 간접적으로 이 부분을 인정했다. 코어 i7 6500U를 기준으로 19% 정도 성능이 높아졌을 뿐이다. 넓게 보면 12~19%의 성능 향상에 그쳤다.
한편 이번 새로운 카비레이크 제품군에는 인텔 코어 m3 프로세서, 인텔 코어 i3, 인텔 코어 i5 및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가 포함된다. 관련 제품은 9월 초부터 출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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