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스퍼 품은 시스코, IoT 시동…국내 이통사도 ‘눈독’
-박재범 시스코코리아 통신사업부 부사장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이통사가 새 수익원으로 사물인터넷(IoT)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성숙했고 매출은 줄고 OTT 사업자들은 통신사 수익원을 뺏어가고 있죠. 비단, 우리나라 문제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IoT는 연결성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부터 통신까지 3500여개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한 재스퍼는 시스코의 대표적인 IoT 플랫폼으로, 국내 이통사도 재스퍼에 관심을 보이고 있죠.”
박재범 시스코코리아 통신사업부 부사장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시스코가 재스퍼 인수를 통해 IoT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oT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투자를 늘려가는 이통사 전략과도 맞아 떨어진다.
지난 2월 시스코는 클라우드 기반 IoT 서비스 플랫폼 업체인 재스퍼를 14억달러에 인수했다. 재스퍼는 3500개 기업 및 100여개국의 27개 통신사를 고객으로 보유한 곳이다. 박 부사장에 따르면 재스퍼 인수절차는 지난달 모두 마무리됐다.
이에 시스코는 국내 이통사를 비롯해 완성차 업계 등을 대상으로 IoT 허브 역할을 하는 재스퍼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IoT를 활용하려면 연결뿐 아니라 보안 및 유지, 데이터 수집·분석 등을 수행해야 하는데 재스퍼 플랫폼을 이런 프로세스를 단순화해 준다. 이에 시스코는 재스퍼를 통해 다양한 커넥티드 제품들을 관리할 수 있는 자동화된 Io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스코는 스마트카와 통신을 결합한 IoT 서비스 분야에서 재스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재스퍼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신사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BMW ▲포드 ▲크라이슬러 ▲테슬라 등 26여개 완성차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박 부사장은 “예를 들어, 독일에서 BMW가 스마트카를 만들어 재스퍼 플랫폼 옵션을 추가해 한국에 수출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스마트카는 통신이 이뤄져야 하는데, 국내 이통사와 재스퍼가 제휴된 상황이라면, 한국에 이 차량이 오는 순간 해당 통신사와 연결돼 스마트카 기능이 구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으로 이통사와 연결돼 BMW에서 만든 수많은 스마트 서비스가 제스퍼라는 허브를 거쳐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부사장은 “이통3사 모두 커넥티드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재스퍼 플랫폼 도입에 대해 시스코와 논의하고 있다”며 “에코시스템을 갖춘 제스퍼는 허브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커넥티드카는 IoT 비즈니스에서 킬러 서비스로 꼽힌다. 이에 자동차 업계와 이통사를 비롯한 IT 업계가 앞다퉈 이 시장을 주시하고 있는 것. 앞서, 현대자동차는 시스코와 협업해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키로 한 바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통신망을 통해 이뤄지는 커넥티드카 시장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포화된 이통시장에서 수천만대의 차량이 새로운 자사 가입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재스퍼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코카콜라의 경우, 자동판매기에 재스퍼를 적용했다. 센서 등을 통해 쌓인 데이터가 제스퍼로 연결되고, 여기서 처리된 데이터가 각 사업자에게 전달된다. 관리자는 재고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이는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레노버도 재스퍼를 활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IoT 칩을 탑재한 노트북을 통해 재스퍼를 이용한다면 유지 보수 및 보안 관리 등을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부사장은 “시스코는 재스퍼를 통해 IoT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는데, 서비스 가상황 및 자동화 등을 통해 연결성을 높여주고 이에 따른 수수료만 받는 형태”라며 “데이터를 보관하거나 저장하지 않는다”고 제언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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