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디지털전환 숙제, 언제쯤 완료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업계의 숙원사업인 디지털전환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12년부터 지상파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 숙제가 시작됐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현재 디지털전환은 겨우 절반을 넘긴 상황이다.
케이블TV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율은 52.8%로 집계됐다. 케이블TV 전체 가입자는 1442만여명이다. 이 중 절반 가까이인 680만명 가량이 여전히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케이블TV가 IPTV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디지털이다. 태생 자체가 디지털인 IPTV와 달리 케이블TV는 구시대 아날로그 이미지가 강하다.
케이블TV 업계도 일단 IPTV와 경쟁하려면 디지털 전환이 선행돼야 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전환 약속은 계속해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
2012년 케이블TV 업계는 디지털케이블TV쇼에서 주요 MSO들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3조원을 투자해 2015년까지 도시지역에서의 디지털전환을 100%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양휘부 전 케이블TV협회 회장은 케이블TV 출범 20주년을 맞아 열린 케이블TV쇼에서 2015년 대도시 100% 완료, 2017년까지 전국에서 디지털전환을 100% 완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도시지역을 강조한 이유는 지방의 소규모 개별SO들의 경우 투자 여력이 없어 디지털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은 물론, 대도시 지역, 대형 MSO들의 디지털전환도 예상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서울 케이블TV 가입자 중 디지털에 가입한 비중은 69%이다. 경기 54.3%, 부산 62.3%, 인천 64.5% 등으로 평균을 넘겼지만 대구 41.6%, 광주 15.5%, 대전 11.2% 등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대도시 지역도 있다.
사업자별로는 2월말 기준으로 CJ헬로비전 61.7%, 티브로드 52.5%, 딜라이브 69.9%, CMB 11.5%, 현대HCN 59.5%이다. 도시지역 가입자 비중이 높은 딜라이브가 가장 높고 대전권역이 주요 커버리지인 CMB는 디지털전환에 의지가 없어 보이는 수준이다.
수년 전 케이블TV 업계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2015년 이후에는 아날로그 가입자가 200만 가량이 남을 것으로 보았지만 현실은 700만에 가까운 가입자가 여전히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최근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전환율은 한달에 평균 1%포인트 미만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케이블TV의 디지털전환 완료 시점은 가늠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디지털전환이 늦어질 경우 방송시장의 신성장동력인 UHD 방송 대응도 늦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케이블TV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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