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잇단 CPS 하향조정 판결…재송신 협상 미궁속으로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법원이 잇달아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대가에 대해 기존의 통상이용료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놓고 있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과 유료방송사간 재송신대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청주지방법원은 지상파 방송사 SBS, 청주민방이 CCS충북방송을 상대로 제기한 재송신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손해배상액을 가입자당지급금액(CPS) 170원으로 판결했다. 지난달 13일에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상파 방송3사가 제기한 저작권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기존 CPS 280원을 인정하지 않고 190원으로 직권조정한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위성방송과 IPTV 등과 재전송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일 재송신료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견해를 냈다. 특히, 초기 CPS가 마련될 당시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의 경우 법원 결정에 의한 간접 강제금을 부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상파의 재송신대가 요구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인 점도 고려했다. 아울러 법원은 MSO와 개별SO는 매출액 영업손익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재송신료 적용은 부당한 것으로 보았다.
기존에 CPS 280원을 190원으로 결정한 이유는 재송신이 국가 차원에서 장려된 방송사업의 일환이었던 점과, SO가 자기 비용으로 전송선로 구축해 난시청 해소 등 지상파 공공성 달성에 기여한 점, 지상파도 재송신으로 광고노출 증가 및 단가 상승으로 반사이익 얻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고려됐다. 즉, 지상파가 받고 있는 CPS 280원은 종합적으로 볼 때 과도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법원이 CPS 280원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잇달아 내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송신대가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은 유료방송에 CPS를 400원대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는 별도의 대가를 받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아직 최종심이 아닌 만큼, 향후 항소 등에서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은 최근 법원 판결에 고무된 모양새다. IPTV, 케이블 등 유료방송 업계는 이번 주 초 모여 CPS 협상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CPS를 190원으로 인정했는데 430원으로 올려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법원이 콘텐츠 대가를 190원, 170원으로 판결했다고 사적 계약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유료방송 시장의 치열한 경쟁상황을 고려할 때 일부 대형 유료방송사들이 지상파 요구를 수용할 경우 남은 사업자들은 비슷한 수준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지상파 방송은 최종판결이 뒤집히지 않는 한 조속한 시일내에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 할 것이고 유료방송은 법원 판결이 유리하게 나온 만큼, 법원 판결을 토대로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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