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결산/디바이스] PC시장 불황 지속…대화면 태블릿의 등장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보급 확산으로 역성장 중인 PC산업이 올해도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PC시장 침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등장한 2010년부터 저성장 국면에 돌입했으며 현재도 진행중이다.
PC시장 성장정체의 이유는 사용자의 디바이스 이용패턴이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한 것에 기인한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전세계 PC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6.2% 줄어든 2억8900만대로 7년만에 처음으로 3억대를 밑돌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스마트폰의 올해 전세계 출하량은 약 14억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PC시장과 대비된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0과 인텔 스카이레이크의 출시가 PC시장 상황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아직까지 반향은 미미한 상황이다.
윈도10 영향이 크지 않은 이유는 두가지다. 윈도10 출시가 신규 PC에 윈도10을 설치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OS를 업그레이드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는 재고 관리다. PC제조사들이 기존에 있던 윈도8.1 디바이스의 재고 소진에 초점을 잡았기 때문에 출하량이 보수적으로 설정됐다. 수요 감소 예측에 따라 공급량이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텔 스카이레이크 출시효과는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우선 스카이레이크 탑재 제품이 최근들어 출시되기 시작했다. 얼마전까지 PC업체들은 스카이레이크 전 세대인 브로드웰 기반 PC를 판매해왔다. 내년 주요 PC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윈도10과 스카이레이크가 결합된 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PC시장이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PC시장 성적표는 여전히 비관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찾아볼 수 있다. 가트너에서 실시한 ‘2015년 퍼스널 테크놀로지 조사(2015 personal technology survey)’에 따르면 소비자의 50%가 향후 12개월 내에 PC를 구매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데에 비해 태블릿 구매 의향은 21%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태블릿 시장의 침체가 PC시장에는 기회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PC만큼 위기닥친 태블릿 시장, 대화면으로 극복=현재 태블릿 시장은 PC시장 못지 않게 정체기를 맞고 있다. IDC에 따르면 3분기 전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지난 해 동기에 비해 12.6%나 하락한 4870만대였다. 4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태블릿 시장의 이상징후는 애플 아이패드 판매량 감소에서 읽을 수 있다. 애플의 올해 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판매량이 1000만대 이하로 내려갔다. 4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98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아이패드의 부진은 긴 교체주기를 갖는 태블릿 시장의 한계를 보여준다. 2011년 3월에 출시된 아이패드2가 아직도 최신 OS 업그레이드 지원을 받으며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다. 3년이 넘는 교체주기탓에 성장시장에서 구매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짐작이 가능하다. 게다가 몇 년전부터 태블릿 시장에 널리 확산된 중국산 화이트박스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패드의 판매량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추정도 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태블릿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태블릿 업계가 돌파구로 삼은 것은 PC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다. 스마트폰이나 8인치 이하 태블릿으로 경험할 수 없던 점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특화된 기능을 갖춘 제품은 공공기관이나 기업, 교육시장에서도 먹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애플은 최근 12.9인치 대화면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를 내놨다. 작고 가볍게 만든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했지만 새로운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발상을 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12.2인치 태블릿 ‘갤럭시노트 프로’를 선보인 바 있다. 갤럭시노트 프로는 학생과 직장인을 타깃으로 만든 제품이다. 또 얼마전에는 18.4인치 갤럭시뷰를 출시하기도 했다.
애플과 삼성의 대화면 태블릿 출시로 내년 시장 분위기도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화면에 집중하는 만큼 여기에 동참할 기업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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