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차세대 프로젝트’ 성공하려면…기업은행이 밝힌 노하우
[지상중계/2016 금융IT혁신 컨퍼런스] 포스트 차세대 성공을 위한 고려사항, 조용찬 IBK시스템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금융사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까.
내년에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저축은행중앙회, 교보생명, KEB하나은행 등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은 여전히 활발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축 방법에 있어선 예전과 다른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융 차세대시스템은 기존 노후화된 서비스 및 시스템에 대한 재구축은 물론 핀테크, 계좌이동제,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 등 새로운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시스템 구축 환경 변화 = 하지만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는 예전과는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SDS가 금융 IT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시장이 재편돼 SK와 LG CNS, 그리고 대우정보시스템과 같은 신규 사업자가 금융IT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사업계획과 비용산정이 진행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전과 같이 갑과을 관계가 명확했던 금융사와 IT서비스 업체간 역학관계가 이제는 대등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선 가장 최근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할 기업은행의 사례는 여러가지면에서 참고할 만 하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4년 10월 2600억원이 투입된 포스트(POST)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했다. 시스템을 오픈한 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조용찬 IBK시스템 대표(사진)는 10일 디지털데일리 주최로 열린 ‘2016년 전망 금융IT혁신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와, 기업은행 차세대시스템의 운영성과와 차세대 프로젝트와 같은 초대형 IT사업시 고려해야할 리스크요인을 세밀하게 진단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조 대표는 지난 2012년 IBK기업은행 IT본부 부행장으로 취임하며 CIO를 맡아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날 조 대표는 금융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 시 주요위험과 대응사항에 대해 13개의 리스크 요인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기업은행의 여신 프로세스가 굉장히 복잡해 개발인력을 50여명을 제안했는데 결과적으로 100여명이 투입됐다”며 “또 개발자 가격 산정에 있어서도 인력단가가 지속적으로 올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조 대표는 “개발 범위산정 및 계약이 중요하며 다소 여유 있는 예산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3년에 걸친 사업에서 추가개발 요건은 나올 수밖에 없다. 추가개발에는 사업자금이 소요되므로 이를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개발 장소를 한 곳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사업간 협업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동일공간 내 개발인력의 수용 한계로 경기도 수지 IT센터 인근 건물을 임차해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계정계 구축에 개발자와 운영자간 소통 및 협업에 어려움이 있어 개발단계부터 다시 수진센터로 개발 장소를 통합했다. 또 업무 연관성을 고려해 계정계는 IT센터가 위치한 수지, 신용카드는 서울역 YTN빌딩 임차공간, 그리고 정보계는 을지로 본점에서 각각 개발을 진행했다.
조 대표는 “50여개의 업체, 1000여명의 개발인력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개발공간의 일원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 시스템의 대응 개발도 가예산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용찬 사장은 강조했다. 계획수립단계에서 사업범위 예측이 어렵더라도 추정예산 등 편성이 필요하다는 것. 조 사장은 “주 사업 착수시 전체 사업범위에 포함시켜 이사회 등에 사전에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미확정 예산에 대한 타당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철수 과정도 세세하게 = 한편 중요업무에 대한 사전점검도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핵심 점검항목인 50여개의 ‘OPEN 품질지표’를 정의하고 각 부장이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조용찬 사장은 “50가지 부분에 담당자를 지정해 품질관리를 했다. 50가지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서 대부분 오류가 났다”고 설명했다.
사업 완료 후 개발인력 철수도 세심하게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 조대표의 말이다. 보통 금융 차세대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오픈하면 짧으면 1주일에서 1개월 새에 개발인력은 모두 철수하게 된다.
하지만 변경된 프레임워크 및 언어 등 개발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기존 운영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완충역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기업은행은 시스템 오픈 후 3개월에서 6개월 등 단계별로 철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안정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금융 차세대시스템과 같이 대규모의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에는 CEO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 대표는 강조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권선주 은행장이 전 영업점 테스트 당시 영업점 및 본부를 직접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휴가철 휴일 출근 테스트에 대한 직원 격려 등 기업은행이 전사적으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조 대표는 “CEO의 지원과 개발 관리, 테스트에 중점을 둔 결과 지난해 10월 1일 오픈했을 때 기적같이 7시에 전 지점이 마감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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