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넷마블 ‘레이븐’, 이렇게 탄생했다
- 레이븐, 게임대상서 대상 포함 6관왕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넷마블게임즈 자회사 넷마블에스티(대표 유석호)가 모바일게임 ‘레이븐’을 앞세워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거머쥐었다. 레이븐은 지난 3월 국내 출시돼 기존 모바일게임의 흥행 지표를 모조리 갈아치울 만큼 폭발적인 흥행파워를 보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레이븐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2’와 치열한 표싸움을 벌였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대상을 포함해 무려 6개상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게임대상은 레이븐을 위한 시상식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레이븐, 어떻게 탄생했나=여느 게임들도 그렇겠지만 ‘레이븐’은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 빛을 본 게임이다. 유석호 넷마블에스티 대표<사진>는 시상식 이후 기자와 만나 넷마블에 합류 전인 3년전 즈음을 떠올리면서 “지인들에게서 돈을 빌리다가 나중에 더 이상 빌릴 사람도 없고 주변에서 몇십만 원도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 왔다”며 “팔수 있는 것 다 팔고 결국 부모님 집까지 담보를 맡기고 돈을 빌려 직원들 월급을 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 유 대표는 주변 지인의 소개로 넷마블몬스터 김건 대표를 만났다. 지금 돌이켜보면 김건 대표와의 만남이 유 대표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김 대표는 유 대표가 만든 초창기 레이븐을 보고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여러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이때 상당히 큰 감명을 받았다는 게 유 대표의 말이다. 당시 유 대표는 국내 유수의 퍼블리셔를 모두 만났으나 계약 체결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퍼즐 등 캐주얼 모바일게임이 유행했던 시절 퍼블리셔에 마니아를 위한 하드코어 RPG를 내보였던 것이 패인이었다.
유 대표는 “밑바닥까지 가서야 느낀 게 있었다”며 “그때까지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후 유 대표는 새롭게 만든 레이븐 빌드를 들고 조언을 얻기 위해 김 대표를 찾았다. 기존 레이븐을 쉽게 만든 버전이다. 마침 그날은 김 대표가 방준혁 넷마블 의장(당시 상임고문)을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김 대표가 다리를 놓아줘 유 대표는 방 고문을 만나게 되고 퍼블리싱 계약을 맺게 된다.
◆넷마블 생태계 합류, 큰 도움 받아=유 대표는 레이븐이 흥행한 뒤 방 의장에게 왜 그때 부족한 빌드를 보고 계약을 체결했냐고 물었다고 한다. 방 의장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부족한 나머지 90%를 넷마블이 채워줄 수 있다고 봤다”였다.
유 대표는 “넷마블에 들어오고 나서도 6번의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며 “그때마다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을 서비스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성공경험을 그대로 레이븐에 적용시켰다. 유 대표는 “개발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넷마블이 모든 걸 지원했다”고 전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 개발 자회사들을 한 건물에 모았다. 모이기가 쉽지 않았으나 다 모였더니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큰 보탬이 됐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성공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층마다 모여 있으니 개발과정 중에 조언을 얻기가 대단히 수월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멘토링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넷마블이 레이븐에 이어 올 하반기 야심작으로 선보인 ‘이데아’도 출시 초반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 중이다. 레이븐의 성공경험이 이데아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레이븐은 현재 일본 진출을 앞뒀다. 현재 시범출시(소프트론칭) 단계다. 중국 지역은 시범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부산=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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