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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힘들게 키운 클라우드 인력, 대기업에 뺏겨”…쏟아진 탄식

백지영

국내 중소 클라우드 기업 이노그리드를 방문해 의견을 청취 중인 NIPA 윤종록 원장
국내 중소 클라우드 기업 이노그리드를 방문해 의견을 청취 중인 NIPA 윤종록 원장
-NIPA 윤종록 원장, 국내 클라우드 기업 ‘이노그리드’ 현장 방문
-전문 개발인력 소싱 제도 등 제안, 제품 개발부터 ‘본투글로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협력 관계에 있던 국내 대기업에 핵심 인재를 빼앗기면서 회사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력 이탈이 아니라 거의 범죄 행위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인력을 다시 채우는 것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큰 기회비용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윤종록 원장이 국내 클라우드 기업인 이노그리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루터의 권영길 대표는 이같이 토로했다.

윤 원장은 지난 8월 국내 사물인터넷(IoT) 기업 방문에 이어, 이날 국내 중소 클라우드 기업을 처음으로 찾아 기업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직접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클라우드 발전법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노그리드에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이노그리드 대표 등 임직원 이외에도 이노그리드와 협력 중인 빅데이터 전문기업 그루터, IoT 기업인 달리웍스, 헬스케어 기업 티플러스 등에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현재 이들 기업은 이노그리드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인 ‘클라우드잇’을 기반으로 각자 분야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날 참여한 기업들의 고민은 특히 인력 이탈에 관한 부분이었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IoT 등은 현재 IT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인 만큼, 국내 대기업 등에서도 관심이 높아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대기업 등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중소기업의 인력을 빼가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앞줄 좌측부터 NIPA 조유진 클라우드 사업단장, 이노그리드 최한우 부사장, 달리웍스 이순호 대표, 이노그리드 조호견 대표, NIPA 윤종록 원장, 그루터 권영길 대표
앞줄 좌측부터 NIPA 조유진 클라우드 사업단장, 이노그리드 최한우 부사장, 달리웍스 이순호 대표, 이노그리드 조호견 대표, NIPA 윤종록 원장, 그루터 권영길 대표
이노그리드 조호견 대표는 “개발자들에게‘중소기업은 여전히 불안한 곳’이라는 인식이 클라우드 업계에도 팽배하다”며 “이노그리드 역시 지난 몇년 간 8명이나 삼성SDS와 KT 등으로 이직하면서 서비스 개발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회사가 삼성동에 위치한 것도 다 개발자를 잡기 위해서”라며 “개개인이 높은 임금 등 좋은 처우를 제시하는 기업으로 가는데 잡을 도리는 없는 만큼, 정부에서 전문 개발자 그룹 소싱 제도 등 인재 확보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루터 권영길 대표도 “올 2월 해외에서 극찬을 받았던 주력 제품 ‘타조’가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협력관계에 있던 통신사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 오히려 후퇴했다”며 “제품 출시는 1년 이상 늦어졌고, 뛰어가도 모자랄 판에 겨우 기어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좋은 개발자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윤 원장은 ‘본투글로벌(Born2Global)’을 강조하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차별화된 방법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둘 것을 당부했다.

그는 “2002년 KT에서 중소기업 대상의 ASP 서비스인 ‘비즈메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너무 빠른 감이 있었다”며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클라우드는 굉장히 초기 단계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얼마전 한 AWS 고객을 만났는데, AWS 서비스에 100%도 아닌 120% 만족한다고 해서 놀랐다. 클라우드 발전법도 시행됐지만, 국내 기업들은 단순히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닌 아주 놀라운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사용자와 서비스 공급기업이 거의 한 몸이라고 할 정도로 거리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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