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해밀턴 엔비디아 부사장 “GPU 딥러닝이 미래 앞당겨, 쿠다 생태계 확대”
“딥러닝은 우리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 핵심 도구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독자 GPU 병렬 프로그래밍 언어인 쿠다(CUDA)가 될 겁니다.”
GPU 기술 컨퍼런스(GTC) 코리아 참석차 방한한 마크 해밀턴 엔비디아 솔루션 아키텍처 및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인사이트세미콘> 기자와 만나 “쿠다 생태계가 엔비디아의 미래”라며 이 같이 밝혔다.
쿠다(CUDA)란 C언어 기반의 엔비디아 GPU 병렬 프로그래밍 언어다. 다(多) 코어 기반인 GPU는 다중 연산, 특히 숫자나 알고리듬을 처리할 때 중앙처리장치(CPU) 대비 월등히 높은 성능을 보인다. CPU의 경우 물리적 코어 개수가 수 개에 그치고, 순차 연산에 특화돼 있어 다중 연산 능력은 GPU 대비 떨어진다. GPU 병렬 프로그래밍 언어의 경우 오픈CL이 업계의 표준으로 제정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독자 언어인 쿠다를 밀고 있다. 이미 엔터프라이즈 GPU 영역에선 엔비디아의 쿼드로와 테슬라가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쿠다 개발자 생태계를 키우면, 전체 GPU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생각이다.
해밀턴 부사장은 “2008년 이후 쿠다 다운로드 건수는 300만건 이상이며 6만건이 넘는 관련 학술 논문이 나왔다”며 “쿠다를 정규 과목으로 채택해 교육시키는 대학도 전 세계 800개나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GPU와 쿠다를 빼놓고선 대규모 연산을 요하는 과학 연구는 이제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해밀턴 부사장은 자사 GPU와 쿠다를 활용하는 딥러닝 인프라가 우리 삶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딥러닝은 컴퓨터를 학습시켜 인지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을 가리켜 이르는 말이다. 예컨대 컴퓨터가 사람과 고양이 사진을 판별할 수 있게 하려면 굉장히 많은 양의 사진을 보여준 뒤, “이건 고양이야”, “이건 사람이야”라고 알려주는 학습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수행할 때 연산 능력, 구축 비용 측면에서 CPU보다 GPU가 우수하다는 것이 엔비디아 측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IT뿐 아니라 의료,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GPU 딥러닝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 안과의사 협회는 망막병증을 진단하기 위해 일종의 딥러닝 대회를 열었다. 전문 안과의사의 망막병증 진단율은 84%인데, 이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의 딥러닝 시스템은 85%의 진단율을 보였다. ‘의료 판독’ 분야에선 사람보다 GPU 병렬 컴퓨팅 기반의 딥러닝 시스템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암 진단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딥러닝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해밀턴 부사장은 “무인차도 결국 비전 시스템, 즉 카메라로 전후좌우 상황을 살피며 운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분야에서도 딥러닝이 활용될 텐데, 뒷단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자동차가 상호 통신하는 모양새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차세대 GPU 아키텍처인 파스칼이 출시되면 현재의 딥러닝 속도가 10배 정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엔비디아의 GPU가 발전할수록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가 보다 앞당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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