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모두의 축제이어야 할 통신 130년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1885년 9월 28일 지금의 세종로 80-1번지(세종로 공원)에 한성전보총국이 개국했다.
대한민국 통신역사의 첫 발을 내딛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한성전보총국을 시작으로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 산하의 통신국(1910년),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탄생한 체신부(1948년), 한국전기통신공사, 정통부, 현재의 미래부 방통위까지 대한민국 130년의 통신 역사가 이어져오고 있다. 130년이 지난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은 ICT 발전지수 4년 연속 1위, UN의 전자정부평가 3연속 1위라는 명실상부한 ICT 강국으로 도약했다.
한성전보총국을 모태로 하는 KT는 21일 통신 130년을 축하하는 기념식 및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넘어 사물간의 소통이 열리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KT에게서는 과거, 그리고 경쟁사와의 소통은 찾을 수 없었다. KT와 정부, 그리고 정치인들만 존재했다.
이동통신에서 SK텔레콤의 역할은 없었고 최초의 PC통신 천리안을 탄생하게 한 LG유플러스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KT는 대한민국 통신 130년 역사 중 가장 인상적인 5가지 기록을 꼽으면서 KT의 3G 스마트폰 도입을 꼽기도 했다. 통신 130년은 오로지 KT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 했다.
이준, 이계철, 이용경 등 전 KT CEO들이나 오명 전 과기부총리, 서정욱 전 과기부 장관, 인터넷의 아버지 전길남 박사 등 통신 130년 역사의 중심에 서있던 원로들은 현장에 있었지만 구경꾼이었다. 이들 중 누구에게도 130년이라는 벅찬 감동을 표현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행사의 중심은 KT 회장과 정치인과 현직 장관들이었다.
과거와 경쟁사에 대한 배려가 없었고 현재에 대한 소통이 없었다.
130년의 통신역사는 KT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SK텔레콤, LG유플러스, 케이블TV, 수많은 기간 및 별정통신사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의 ICT 강국을 있게 한 수많은 통신 원로들의 날이기도 하다.
130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전체 통신업계, 그리고 통신을 발판으로 성장한 인터넷, 콘텐츠 등 전체 ICT 업계의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으면 KT의 위상은 지금보다 더 커보이지 않았을까?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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