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합병①]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 ‘최대고비’ 넘겼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피말리는 개표끝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17일 임시주총에서 합병찬성으로 공식 승인됐다. 합병 찬성 지분율은 69.53%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3세 경영승계를 핵심으로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고비를 넘게됐다.
그동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시장이 주목한 이유는 합병의 성사여부가 삼성전자의 지배력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이재용 시대의 개막과 직결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1년이 넘게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의 경영부재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마침 1년새 삼성전자의 실적도 악화된 상황에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카드가 삼성으로선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룹 지배구조개편을 조기에 완료하고 이재용 체제를 중심으로 그룹의 안정화를 앞당기는 것이 삼성으로선 매우 필요한 과제로 꼽혔다. 지난 5월15일,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취임은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앞서 지난 5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이사회를 열어 합병비율 1:0.35로 정하고,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의 합병안을 전격적으로 통과시켰다.
당시 삼성물산은 공시자료를 통해 ‘제일모직이 보유한 다양한 사업 영역, 삼성물산이 보유한 건설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 신규 유망사업 발굴과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합병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4.06%나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숨겨진 가치에 주목했다. 이미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제일모직이 삼성전자의 지분이 많은 삼성물산까지 흡수할 경우,삼성전자의 지배력이 크게 강화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합병여부가 중차대한 핵심과제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전체 주식의 23.23%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물산 합병을 통한 지분확대, 이건희 회장 등 지분까지 합치면 ‘통합 삼성물산’은 현재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7.21%) 지분률도 앞설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때문에 금산분리측면에서 그동안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됐었다. 이 부분에 대한 해법까지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결과에 따라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런 만큼 이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은 단순히 기업 시너지 확보를 훨씬 뛰어넘는 의미가 부여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삼성, 최대 고비는 넘겼지만...엘리엇 순순히 물러날까? = 한편으론 삼성이 이번 엘리엇과의 주총대결에서 승리해 최대 고비를 넘겼다고 하더라도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이 순탄할 것인지는 예측하기가 쉽지않다.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일단, 엘리엇측이 패배를 인정하고 한국에서 철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엘리엇이 계속 지분(합병후 지분 2.1%)을 정리하지 않고 남아서 주주권을 행사함으로써 삼성측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엘리엇측이 국가소송(ISD)을 제기할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삼성으로선 예상치못한 '불편한 동거'를 해야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다 엘리엇측이 이번 주총 전쟁에선 패배했지만 철수하지 않고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의 경영에 일정 지분의 영향력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엘리엇의 공세, 우여곡절끝에 1막은 삼성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언제든 또는 어떤형태로든 2막이 올라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보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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