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VR·핀테크 노리는 구글…안드로이드 융복합이 핵심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구글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를 적용하기 시작하고 구체적인 성과, 그러니까 대중적인 운영체제(OS)를 목표로 삼은 것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기를 하나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원 플랫폼’ 이다. 시기가 나쁘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최신 보고서에 빠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폰 OS 시장점유율에서 안드로이드는 78.9%로 아이오에스(iOS), 윈도를 압도했다. 애플이 사상 최대의 아이폰 판매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드로이드는 철옹성을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 2015’에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글 선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구글의 목표는 언제나 모든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만들고 고유한 기술을 적용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개발자가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전 세계 사용자가 인터넷의 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강조한 플랫폼은 ‘안드로이드M’, ‘브릴로’, ‘점프’를 의미한다. 이 가운데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브릴로는 다양한 기기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표준 통신 규약인 ‘위브’가 적용됐다.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며 개발자와 제조업체가 함께 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말은 복잡하지만 브릴로는 결국 모든 디바이스에 안드로이드를 넣어서 IoT 시대에 대비하라는 얘기다. 그래서 개방형 표준 통신 규약을 지원하는 셈이고 저마다 다른 개발환경과 설정의 어려움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발자는 차치하고서라도 제조업체가 굳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당위성이 떨어진다는데 있다. 역량 있는 업체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브릴로의 경우 신생 업체를 중심으로 채용이 예상되지만 이들이 얼마나 업계에 파급력을 불러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새로운 플랫폼 점프는 가상현실(VR)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액션캠 업체인 ‘고프로’와의 제휴도 발표했다. 고프로는 명실상부 액션캠 업계의 대명사로 16대의 카메라를 연결해 VR를 구현하는 ‘어레이’를 통해 유튜브와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VR 콘텐츠를 손쉽게 만들고(어레이) 이를 간편하게 즐길 수(유튜브)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구글의 20달러(한화 약 2만2000원)짜리 ‘카드보드’ 키트와 스마트폰을 더하면 VR 헤드셋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마치 삼성전자 ‘기어VR’처럼 말이다.
가장 강력한 동영상 유통채널인 유튜브에서 VR 생태계가 꾸려진다면 파급력은 상상하기 어렵다. 어레이가 7월부터 일부 유튜브 비디오 제작자에게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에 1년 정도면 적지 않은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VR를 사용자가 느끼려면 VR 헤드셋이 필수이고 카드보드가 스마트폰 업체의 그것과 경쟁해 얼마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핀테크 경쟁력 강화, 무제한 사진 서비스 매력적=서비스쪽에서는 ‘안드로이드페이’, ‘구글 포토스’가 눈길을 끈다. 안드로이드페이는 말 그대로 안드로이드를 활용한 핀테크 서비스다. 기존 ‘구글월렛’이 있었으나 2년 동안의 결제 건수가 기대(1000만건)에 미치지 못하면서 ‘애플페이’에 밀리는 모양새다. 제휴업체가 적어 구글월렛 자체의 활용도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안드로이드페이는 처음부터 비자, 마스터,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비롯해 체이스와 시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같은 대형 카드와 은행과 손을 잡았다. 구글월렛에서 지원하던 선불식 충전 기능이 제외됐기 때문에 기본적인 틀 자체는 애플페이와 별 차이가 없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해 작동하며 결제과정을 암호화한 ‘토큰화 기술’, ‘지문인식’, ‘멤버십카드 통합’을 지원한다.
구글 포토스는 ‘구글+ 포토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수많은 사진을 간편하게 정리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매력적인 것은 고품질 콘텐츠까지 저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은 1600만 화소, 동영상은 풀HD까지 유지된다. 사람, 장소, 관심 등으로 콘텐츠를 구별하며 다른 사람과의 공유도 간편하게 이뤄진다. 무엇보다 ‘무제한 공짜’라는 점에서 당분간 경쟁자를 찾기 어려워졌다.
선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은 “누구이든,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어디에 살든 관계없이 인터넷의 무한한 잠재력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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