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도 단독 영업정지?…방통위, “불법 여부 확인 중”
- 주말 불편법 영업 만연…LGU+, 제로클럽 시즌2 할부원금 눈속임 사례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에 이어 2번째로 단독으로 제재를 받는 통신사가 나올 것인가. 지난 연휴 기간에 통신사 불법 지원금 대란이 발생했다. 대란 자체를 마케팅 도구로 삼는 사례도 나왔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기기 판매 장려책인 ‘제로클럽’이 소비자를 오도하는 수단으로 또 다시 쓰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떤 방침을 내세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연휴를 틈타 일부 유통망을 통해 불법 지원금이 살포됐다. 번호이동추이를 살펴보면 KT와 LG유플러스 유통망이 적극 가담한 것으로 여겨진다. 방통위도 사실 확인에 나섰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이후 각사 요금제 경쟁으로 운영되던 시장이 연휴를 맞아 각종 불편법 행위가 이어지며 과열 양상까지 빚어졌다”라며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다수 유통망이 ‘주말 대란’을 강조하는 등 대란을 스스로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KT도 “주말 순증은 했지만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라며 “번호이동순증 규모는 우리보다 LG유플러스가 더 많다”라고 사실상 LG유플러스가 발단이라고 지목했다.
양사로부터 범인으로 지목을 받은 LG유플러스는 “근거없는 자료를 가지고 경쟁사를 비방하고 헐뜯는 행위”라며 “이는 SK텔레콤의 비도덕적이며 상도의에도 어긋난 행위로 자성이 필요하다”라고 부인했다.
통신 3사 번호이동은 LG유플러스가 이득을 보고 SK텔레콤과 KT가 손해를 보는 흐름이다. KT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전 상황도 그랬다. 하지만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판도를 바궜다.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 이후 SK텔레콤의 새 요금제 출시 전까지 번호이동에서 순증을 기록했다. KT는 요금제 발표일인 7일부터 SK텔레콤 요금제 출시 전일인 19일까지 번호이동에서 2166명 순증을 기록했다. 5월6일까지는 순감이었다. SK텔레콤은 요금제 시판 전인 19일가지 가입자를 뺏겼지만 요금제 출시일인 20일을 기점으로 순증으로 돌아섰다. LG유플러스는 통계상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문제가 된 것은 22일부터 상황. SK텔레콤의 순증 규모가 줄고 KT의 순감이 급증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0일과 21일 순감을 순증으로 반등시켰다. 22일 번호이동 득실은 ▲SK텔레콤 69명 순증 ▲KT 252명 순감 ▲LG유플러스 183명 순증이다. 20일과 21일 득실은 ▲SK텔레콤 779명 순증 ▲KT 138명 순감 ▲LG유플러스 641명 순감이다. 토요일인 24일엔 LG유플러스만 가입자가 늘었다. ▲SK텔레콤 404명 순감 ▲KT 195명 순감 ▲LG유플러스 599명 순증이다. 전산망이 닫힌 24일까지 반영된 25일엔 SK텔레콤만 가입자가 줄었다. ▲SK텔레콤 1070명 순감 ▲KT 589명 순증 ▲LG유플러스 481명 순증이다.
현상을 보면 LG유플러스가 22일부터 공세를 강화하고 KT가 24일부터 대응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사 간 논쟁은 공세의 방법이 합법인지 불법인지다. 각사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합법보다는 불법에 힘이 실린다. 단독제재를 받았던 SK텔레콤은 몸을 사렸던 것으로 여겨진다. SK텔레콤이 이번 일에 목소리를 키우는 이유기도 하다.
KT와 LG유플러스 유통망은 현금을 되돌려주는 페이백 마케팅이 존재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제로클럽 시즌2의 할부유예(거치금)를 할부원금에서 빠진 것처럼 안내하는 일<사진>도 벌어졌다. 거치금은 6개월 뒤 이자까지 내야하는 돈이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제한된 시간 내에 설명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라며 “유통망에 대한 교육을 더 철저히 하겠다”라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는 제로클럽 시즌1 때도 불법 마케팅을 조장해 가중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 일에 대해 사실 관계를 파악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건은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방통위가 ▲SK텔레콤 단독제재 ▲통신 3사 중고폰 선보상제 처벌을 결정했을 때와 유사하다. 단말기유통법은 유통망 일탈행위도 유통망 제재와 함께 통신사 관리감독 책임을 묻는다.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박노익 국장은 “사실 관계 파악을 해당 부서에서 진행하고 있다”라며 “제로클럽 문제까지 폭넓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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