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쓴 만큼 요금 내는 KT 새 요금제, 누구에게 유리할까
- 월 4만원대 중반, 음성·문자 사용량 많은 이용자 적절…월 5만원대부터 데이터 이용량 따져봐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환을 선언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조만간 관련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KT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골자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으로 주는 대신 데이터를 쓴 만큼 요금을 내는 구조다. 음성통화를 많이 하는 사람이 유리하고 데이터를 많이 활용하는 사람은 불리하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역설이다.
7일 KT는 서울 광화문웨스트사옥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8일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월 3만2890원(데이터선택299)부터 월 10만9890원(데이터선택999)까지 9단계로 이뤄졌다.
월3만2890원부터 월5만4890원(데이터선택499)까지는 무선 음성통화가 무제한이다. 월 6만390원(데이터선택549)부터 10만9890원까지는 유무선 음성통화가 무제한이다. 사실상 음성은 전 구간 무제한인 셈이다.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약정과 위약금이 없는 순액요금제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선택요금할인) 20%를 받을 수 있다.
KT 마케팅부문 남규택 부사장은 “기존 가입자도 전환할 수 있다”라며 “선택499(월 5만4890원) 요금제가 가장 인기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설명했다.
월 6만5980원(데이터선택599)부터는 데이터 무제한이다. 다만 속도 제한이 걸리는 용량에 차이가 있다. 여기에 KT는 ‘밀당’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월에 다 쓰지 않은 데이터는 이월된다. 데이터 제공량을 다 쓸 경우 다음 달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에서 최대 2GB까지 당겨 쓸 수 있다.
KT는 새 요금제로 1인당 평균 월 3590원, KT 롱텀에볼루션(LTE) 고객 1000만명 기준 연간 총 4304억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은 음성통화를 주로 쓰는 사람에게 해당된다. 월 4만원대 중반 요금제 이용자 중 음성 문자 이용량이 초과했던 사람은 새 요금제가 유리하다. 월 5만원대부터는 본인의 데이터 이용 패턴을 따져봐야 한다.
기존 KT의 음성 통화 다량 제공 요금제는 ‘순모두다올레’다. 이와 비교하면 중저가 요금의 경우 비슷한 요금대에서 음성은 확대했지만 데이터는 줄었다. 데이터 사용량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다. 데이터만 보면 월 4만4100원(순모두다올레41)까지는 순모두다올레 요금제가 데이터 선택 요금제보다 기본 제공량이 많다.
남 부사장은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전적으로 이 요금제 탓이라 보기보다는 이 요금제로 인해 LTE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KT의 요금제에 맞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LTE 요금제는 LG유플러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LG유플러스가 KT보다 혜택이 더 많은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에 비해 데이터를 조금 더 주는 방향이 유력하다. SK텔레콤 역시 이런 방법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양사는 KT보다 ARPU가 높다. 기존 요금제보다 높은 요금제가 아닌 낮은 요금제를 선택하면 ARPU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새 요금제를 기존 요금제보다 비싸게 책정하기도 쉽지 않다. 어려운 숙제를 KT가 던졌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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