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레퍼런스] “전자청약율, 놀라운 상승”… 한화생명 모바일전략 키워드는?
[기획/ 금융 베스트 레퍼런스] 한화생명, 신(新)전자청약시스템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편안함이죠. 물흐르듯 따라가면 어느새 복잡한 보험청약이 완결됩니다.”
한화생명이 최근 새롭게 선보인 신(新) 전자청약시스템인 ‘스마트 플래너’(Smart Planner)의 장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회사측이 특별히 강조한 키워드는 ‘편안함’이었다.
현장에서 직접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막힘없이 진행하고 보험계약을 성사시켜야하는 FP(보험재무설계사)들에겐 이같은 편안함은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요소다. 특히 고객 규모가 방대한 국내 대형 생명보험회사인 한화생명에겐 이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쉽지않은 과제였다.
태블릿PC의 대중화로 국내 금융권에서 모바일 기반의 전자청약시스템이 이미 상당히 보편화되고 고도화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론 보험업계에선 이런 저런 불편들이 끊임없이 지적돼왔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느린 속도, 불편한 UI(User Interface), 여기에 현장과 본점을 업무적으로 연계시키는 후선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 요구까지 세세한 요구사항이 적지않게 분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화생명이 이번에 선보인 신 전자청약시스템은 이러한 기존 국내 모바일 영업지원시스템이 공통적으로 지닌 문제점들을 대폭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앞서 한화생명은 포시에스의 전자문서솔루션(OZ e-Form)을 기반으로 2014년11월부터 ‘전자서명앱 고도화 사업’으로 명명된 전자청약시스템 개선에 착수, 4개월만에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이번 고도화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한화생명 이재성 차장(IT전략팀), 김상혁 대리(CPC전략팀), 그리고 한화그룹 IT서비스회사인 한화S&C 장대복 과장(생명ITO)과 그룹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기존과는 차별화된 신 전자청약시스템의 특징과 장점, 고도화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을 설명했다. <편집자>
◆‘전자청약시스템’ 고도화, 무엇이 달라졌나
한화생명 김상혁 대리는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결과, 신 전자청약시스템에 대한 현장 FP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측은 신 전자청
약시스템 오픈을 발표하면서 ‘현재 30% 수준의 전자청약율을 올해 50%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자청약율이 기존보다 20%P이상 올라간다는 것은 생산성이 기존보다 거의 두 배 수준으로 급상승됨을 의미한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2012년5월 생보업계에서는 전자청약시스템을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도화의 필요성이 생겼다. 전자청약과 관련한 제도변화가 생겼고 이에 대응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아울러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신기술들도 나타났다. 결국 ‘FP들이 좀 더 편안하게 모바일 전자청약시스템을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공감대가 모아졌고, 한화생명은 4개월의 일정으로 프로젝트에 착수하게된다.
전자청약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이후 사용자의 편의성측면에서 우선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한화생명 이재성 차장은 “오프라인 청약절차를 모바일로 옮겨 처리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했다. 즉 기본적인 서식이 동일하도록 했고 고객이 태블릿 화면에 대한 거부감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예를들면 기존 전자청약시스템 화면에서는 고정적인 위치에 서명란이 위치해 있었다. 화면 구성상의 제약 때문에 FP들이 일일이 서명란을 찾아야했다. 물론 서명을 빠뜨리는 일은 없었지만 사용하기가 불편했다.
그러나 이번 신 전자청약시스템에서는 가변적인 화면구성 덕분에 필수서류에 서명을 하기까지 과정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또한 청약 진행도중 통신장애로 시스템이 끊기는 경우라도 프로세스가 자동 저장되기 때문에 절차를 곧 이어서 진행할 수 있다.
이와함께 보험 청약전 가입설계 단계부터 가입가능 여부를 알 수 있는 ‘스마트 언더라이팅(Smart Underwriting)기능도 탑재했다. 약 500여종의 질병을 시스템에 탑재해 FP가 영업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고객질병에 대한 상품별 가입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청약 단계를 축소시켰다. 전자문서솔루션의 강력한 서식기능을 활용해 FP가 고객과 만난 자리에서 청약 조건을 즉각적으로 변경할 수 있어 보험청약 시간도 단축되도록 했다.
또한 기존 전자청약시스템에는 pdf기반의 이미지를 적용했기 때문에 태블릿의 데이터 용량을 많이 잡아먹는 단점이 있었다. 아울러 데이터 처리시 속도가 떨어지고 UI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때문에 한화생명은 OZ e-Form 솔루션을 적용하면서 ‘이미지 경량화’에 주력했다. 이를통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과거 10메가였던 이미지 데이터를 3메가로 대폭 줄였다. ‘이같은 데이터 경량화는 FP들의 메모리 이슈와 데이터 비용 문제를 해결시키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데이터화’ 구현… 전자청약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의 핵심
한화생명측은 신 전자청약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이슈로 꼽은 것은 ▲메모리 ▲기기의 경량화 ▲데이터화(化) 세가지다.
이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데이터화’ 항목이다. 이는 FP가 자신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청약 데이터를 현장에서 입력하면 이 데이터가 곧바로 본사의 기간업무시스템으로 전달되도록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한화생명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지향했던 중요한 목적중의 하나는 기존보다 후선 업무 프로세스를 대폭 간소화시키는 것이었다.
이재성 차장은 “기존에는 현장에서 취합된 데이터를 1차로 취합하고, 이를 지점 창구에서 여직원들이 한 번 더 데이터 필터링을 해서 그 다음 단계로 넘기는 절차를 거쳤는데 이제 이 절차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처리에 따른 공수가 줄어들게 됐고 업무의 처리 속도도 크게 빨라졌다”는 게 이 차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데이터화’ 구현을 위해 한화생명은 프로젝트에 앞서 OZ e-Form 솔루션에 탑재된 리포팅 툴을 대상으로 이 기능이 가능한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사전검증했다.
이와관련 솔루션 공급사인 포스에스측은 “OZ e-Form 솔루션은 강력한 리포팅툴이 특징인데 이 점 때문에 데이터의 호환이나 커스터마이징 등 금융회사가 요구하는 확장성을 만족시킨다”고 설명했다.
◆보안 강화, 불완전판매 위험성도 원천차단
한화생명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보안을 모든 업무의 최우선에 두었다. 실제로 신 전자청약시스템은 공인인증을 통해 접근하며 모든 데이터는 구간 암호화 등을 통해 철저하게 보호된다.
보험청약 프로세스 과정상의 철저한 보안처리도 눈에 띤다. 한화생명은 신 전자청약시스템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각종서류를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는 ‘스마트 다큐먼트(Smart Document)기능을 선보였다. 보험금 청구시 필요한 진단서, 진료차트 등 제반서류나 청약시 필요한 신분증 사본 등의 서류를 FP가 직접 가져와 영업점에 제출해야 했지만 이제는 태블릿 PC카메라로 촬영하면 서류 이미지가 바로 암호화된 후 본사로 전송된다. 서류 분실로 인한 고객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현재 한화생명은 전자청약시스템 플랫폼으로 애플의 아이패드만 적용하고 있다. 이 역시 보안적인 부분을 고려한 결과다. 이와관련 한화S&C 장대복 과장은 “애플쪽은 다소 폐쇄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보안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봤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한화생명 FP는 약 2만1000명 수준이다. FP 모두가 전자청약시스템을 활용하지는 않느나 FP의 재무설계 컨설팅 능력을 구현하려면 현실적으로 태블릿PC 기반의 전자청약시스템을 활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한편 ‘불완전판매’에 대한 위험성과 관련해서도 한화생명은 신 전자청약시스템을 도입하면 훨씬 더 위험성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장 과장은 “전자청약 절차상에서 전자서명은 본인 인증이 반드시 하도록돼 있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청약은 있을 수 없다. 또 청약이 끝난후에 고객의 핸드폰이나 메일로 다시 확인 절차를 이중, 삼중으로 거치기 때문에 불완전 판매의 위험성은 훨씬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불완전판매의 위험성이 전자청약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다.
◆‘현장 FP들의 목소리’ 적극적으로 반영, 프로젝트 성공요인
한화생명이 프로젝트 과정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것은 ‘테스트’였다. 이재성 차장은“보험청약이라는 것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에 테스트하는 것도 힘들다. 예를들어 고객별, 연령별,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많을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청약이란 업무 자체가 하나라도 삐끗하면 청약 자체가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 테스트를 통해 프로세스의 완결성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측은 완성도 높은 전자청약시스템 구현을 위해 현장 FP들의 목소리를 반영시키는데 주력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이번 프로젝트에 일선 지점장들까지 시스템 개발요건 정의 작업에 참여시켜 현업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시키는데 주력했다.
이재성 차장은 “예를들어 현업에서는 태블릿 전개화면을 좌우로 할 것인지 상하로 할 것인지 이 자체가 고객에게는 상당한 불편일 수 있다. 얼핏 간단해보이지만 이런 것 까지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프로젝트에 앞서 1000명 이상의 FP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받았다. 설문을 통해 파악된 민원중 80~90% 정도가 해소됐다는 게 회사측의 판단이다.
한편 한화생명은 올해 하반기 위치정보와 빅데이터를 접목한 신개념 ‘스마트 네비(Smart Navi)’도 개발할 계획이다. FP가 활동중인 위치와 보유 고객 정보를 연계해 실시간으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FP가 여의도를 방문했을때, 여의도에 거주하는 고객의 리스트를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줌으로써 고객응대 서비스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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