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업체들, 앞다퉈 오픈소스 대열에 합류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IT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기술을 오픈소스소프트웨어(OSS)로 공개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자체 기술력을 자랑하는 동시에 우군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단 이런 움직임은 웹 기반으로 성장한 IT업체들이 이끌고 있다. 일례로 이베이는 최근 실시간 분석 플랫폼 ‘펄사’를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원하는 기업과 개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실시간 분석 플랫폼이자 스트림 프로세싱 프레임워크로, 내부적으로 사용하던 기술을 외부에 공개한 것이다.
최근 빅데이터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는 하둡도 구글이 논문을 통해 공개한 분산파일시스템(GFS) 논문을 보고, 야후의 직원이 구현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이다.
페이스북도 최근 잇달아 OSS를 선보이면서, 이 분야 강자로 떠올랐다. 딥러닝 기술인 ‘토치’를 올초 공개했고, SQL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프레스토’도 유명한 페이스북의 OSS다. 모바일 앱 디자이너들을 위한 ‘오리가미’도 선보였다.
특히 페이스북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공개하면서 오픈소스 하드웨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 프로젝트인 ‘오픈컴퓨트프로젝트’가 페이스북에서 시작됐고, 네트워크 장비도 6팩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페이스북·구글·트위터는 오픈소스를 위해 손을 맞잡기도 했다. 이들은 ‘//TODO’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더 쉽게 OSS를 이용하고, OSS 개발을 용이하게 하도록 나섰다.
이처럼 웹기반 IT업체들이 오픈소스 바람을 일으키고 있자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펼치던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게 됐다. 시대의 흐름을 막아서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 SW 산업의 대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통합 개발 SW '비주얼 스튜디오' 를 오픈소스SW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개발 환경 지원을 위해 닷넷 컴파일러, 닷넷 코어 런타임, 라이러리 등을 오픈소스로 전환한다.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한 이후 오픈소스 DB인 마이SQL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IT업계에서는 오라클이 마이SQL을 없앨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유럽연합은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최소한 5년 동안 오라클이 마이SQL을 없애지 않는다는 전제로 오라클-썬의 합병을 허가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오라클은 마이SQL을 축소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썬 시절보다 더 많은 엔지니어링 인력을 투입해 마이SQL의 품질이 기존보다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상화 업계의 마이크로소프트라 불렸던 VM웨어도 오픈소스 진영에 강력한 구애를 펼치고 있다. VM웨어는 오픈소스 기반의 네트워크 가상화 업체 니시라네트웍스를 인수한 후 최근에는 오픈스택의 주요 멤버로 참여하면서 오픈소스 업체처럼 변신해가고 있다. VM웨어가 그리는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 비전의 중심에는 오픈스택이 자리잡았다.
이와 관련 오픈소스컨설팅 장용훈 대표는 “오픈소스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등 새롭게 떠오르는 IT트렌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면서 “앞으로 오픈소스에 적대적인 IT기업은 생존하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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