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릭스 종은 누구를 위해 울리나”…업무·삶의 방식이 바뀌는 신호
-영업 수주하면, 사내에 설치한 종 울리고 함께 축하하는 문화 정착
-‘더 나은 일, 더 나은 삶(work better, live better)’이 슬로건…모바일워크스타일 선도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원(One) 빌딩 32층에 위치한 시트릭스 코리아 사무실에는 정체불명의 골든 벨이 하나 설치돼 있다. 이 종은 아무나 칠 수 없다. 일정 금액(10만달러) 이상의 영업을 수주한 시트릭스 코리아 직원만이 칠 수 있는 종이다. 종을 칠 때는 모든 직원이 하던 일을 멈추고 모여 이를 축하한다. 한강이 한눈에 펼쳐지는 사무실은 일순간 스탠딩 파티 장소가 된다.
이 종을 시트릭스 코리아 사무실에 가져다 놓은 사람은 바로 파란 눈의 외국인 지사장, 캘럼 이에이드씨다. 지난해 7월부터 시트릭스 한국 지사장을 맡은 그는 뉴질랜드 출신이다.
비서와 함께 한국어 공부까지 하며 어느 한국인 사장 못지않게 열정을 갖고 지사를 운영하는 그는 부임 이후 회사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사무실에 종을 가져다 놓은 것도 이 일환이다.
지난 10일 여의도 시트릭스 코리아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이에이드 지사장<사진>은 여전히 활기차 보였다. 골든 벨 의식(?)에 대해 묻자 그는 “일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찾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국은 우리가 하려는 게 무엇인지를 늘 기억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시트릭스 한국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의 비즈니스 방식을 (효율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염두에 둔다면 제품 판매는 2차적인 문제가 된다”며 “시트릭스가 던지는 메시지, 이야기에 설득이 되고 고객이 이를 신뢰한다면 제품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즉 골든 벨을 통해 조직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보다 실질적으로 손에 잡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은 종을 치는 행위를 통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를 빌미로 한강 조망이 멋진 사무실에 전 직원이 모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목표 의식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IFC의 펜트하우스라고도 할 수 있는 맨 꼭대기 층에 위치한 시트릭스 코리아 사무실은 멋진 전망과 깔끔하게 꾸며진 인테리어 덕에 각종 드라마와 영화, 광고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조인성, 공효진 주연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배경이 되기도 했으며,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미생’의 한 잡지 광고 화보도 시트릭스 사무실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이에이드 지사장은 “한국의 역사를 봤을 때 지금의 위치까지 발전하는 데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며 “시트릭스가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한강의 기적’을 테마로 이뤄져 있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영감이 필요할 때도 창밖의 한강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된다”며 “한국이 국가로서 이룬 성취를 생각하면서 시트릭스 코리아팀도 이런 부분을 달성해 내고, 더 크게는 한국에 비즈니스에 기여하고자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히 성공을 기념하고 함께 축하할 때 다른 사람도 참여하는 것을 (제가) 특히 좋아한다 ”라며 “골든 벨 의식 역시 단순히 영업 실적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국의 또 다른 기업과 조직이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킨 것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트릭스 종은 단순히 영업 담당자만 울리는 것이 아니라. 딜(deal)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큰 공헝을 한 사람을 지명해서 공동으로 칠 수 있다. 인터뷰 전날에도 영업을 수주한 담당자가 기술지원팀 직원과 함께 종을 울렸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IT 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에이드 지사장은 “자주 하는 얘기지만, 한국과 같은 IT 시장은 본 적이 없다”며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채택하는 것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때문에 시트릭스가 추구하는 메시지가 그 어느 나라보다 잘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
“시트릭스의 솔루션들은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저희가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는 모바일워크 스타일, IT환경에서 보안과 유연성, 고신뢰성과 고품질의 사용자 경험, 이 세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고객이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관리 부분에서는 쉐어파일, 네트워크 가속화를 위한 넷스케일러, 모바일워크 스타일을 실현시켜주는 데스크톱가상화(VDI)나 모바일 디바이스 관리 등 다양한 솔루션이 ‘시트릭스 워크 스페이스 스위트’라는 하나의 제품으로 간결하게 묶여져 있다.”
심지어 시트릭스는 최근 자사의 리시버앱에서 쓸 수 있는 마우스 ‘X1’도 출시했다. 시트릭스 리시버는 다른 기기에서 데스크톱에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이에이드 지사장은 “X1은 마크 템플턴 시트릭스 CEO가 비전을 갖고 만든 것”이라며 “만약 아이폰에 연결됐다고 했을 때, X1은 리시버가 어느 디바이스에 연결되는지 인식해서 (프로젝터나 TV 등에 연결돼 있을 경우) 스크린상에서 마우스를 쓸 수 있도록 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이는 지난해 인수한 프레임호크 인수를 통해 개발된 제품”이라며 “현재는 리시버앱에 통합된 시제품이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목표에 대해서도 그는 일관된 메시지, 즉 ‘더 나은 일, 더 나은 삶(work better, live better)’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실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트릭스의 핵심 전략을 간단하다. 지난 25년 동안 해온대로 VDI, 모빌리티 등을 통해 고객 환경을 모바일 워크 스타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는 “이 공간(그와의 인터뷰는 가상화, 클라우드 등의 기술과 솔루션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시트릭스의 고객체험센터에서 진행됐다)에는 다양한 고객들이 방문, 시트릭스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며 “그런데 이러한 대화는 단순히 기술에 치중한다기보다는 비즈니스에 관련된 얘기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보는 관점에서 데스크톱은 이미 사망했다. 솔루션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서버나 스토리지 등 다양한 것들이 언급은 되겠지만 이것들이 핵심이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일하는 방식, 내가 사는 방식이 일대 변혁을 겪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한국 시장에도 현재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직원은 계속해서 채용 중이며, 한국팀 확장 계획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트릭스는 현재 국내에서 약 700개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젠서버 6.5와 젠모바일 10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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