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창조경제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잇는 미국의 차세대 IT패권자는 누구일까.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 닷컴의 제프 베조스 그리고 전기 자동차 선두업체인 테슬라 모터스의 엘런 머스크 3인을 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셋 중에 으뜸은 ‘엘런 머스크(Elon Musk)’라고 생각한다.
엘런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캐나다 퀸즈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 편입해 경제학과 물리학을 복수 전공했다.
이어 23살에는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재료과학 대학원과정에 입학했다. 하지만 엘런 머스크는 입학 2일만에 학교를 갑작스레 그만두게 된다. 온라인 콘텐츠 출판 소프트웨어(SW)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였다.
5년 뒤, 28살에 이 회사를 2200만달러에 매각하고 그것을 밑천삼아 온라인으로 돈을 송금하는 페이팔의 전신인 회사를 만든다. 그리고 불과 3년 뒤, 31살에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하면서 약 1억6천만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벌게 된다.
놀라운 성공신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시작에 불과하다. 엉뚱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는 2002년에 민간 우주여행을 위한 스페이스X사를 설립한다. 우주선에 보잉747엔진을 탑재하고 로켓도 재사용하는 아이디어로 우주선 제작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2004년, 이번에는 전기자동차인 테슬라모터스를 설립한다. 기존의 모든 자동차 회사는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치중했지만 엘런 머스크는 핸드폰에 들어가는 많은 리튬이온 밧데리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다.
불과 4초만에 제로백에 도달하는 전기차를 상용화해 전기차의 선두 주자로서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이로 인해 테슬라모터스의 주가도 2년 만에 주당 20달러 대에서 최고 290달러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엘런 머스크가 높게 평가받아야할 부분은 기술에 대한 그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시각이다. 그는 획기적인 신기술 개발없이도 기존 시장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재가공해 신 시장을 힘차게 열었다는 점이다.
그는 전기자동차에 무료충전을 위한 태양광 에너지 회사인 솔라시티를 2006년에 설립했다. 최근에는 비행기 평균속도인 900km/h보다 빠른 1200km/h를 달릴 수 있는 하이퍼루프의 진공열차 테스트 트랙을 텍사스에 짓게 될 것이라고 밝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하이퍼루프 진공열차의 원리는 주사기 앞부분을 손으로 막고 주사기 손잡이를 뒤로 당겼다가 놓으면 주사기 안이 진공상태가 되어 빠르게 손잡이가 빨려 들어가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우리도 어렸을적 한번쯤 실험을 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마찰열 극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결국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크다.
이제 엘런 머스크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화성 등 우주공간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토록 하고 인터넷 접속환경이 어려운 약 30억 인구에게 값싸고 빠른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는 지난 1997년에 모토로라가 구상한 이리듐 프로젝트와 유사하다. 이리듐 프로젝트는 저궤도 위성에 66개의 위성을 띄워 사막이나 밀림 등 지상 네트워크 구축이 어려운 틈새 마켓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당시 비싼 단말기와 요금, 실내에서는 통화가 안되는 단점때문에 가입자가 불과 5만명에 그쳤고 결국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 엘런 머스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750마일 상공에 수백개의 인공위성을 띄우면 지상 네트워크 장비와 다른 라우터간 전송이 없어져서 속도를 더 빨리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주 진공상태에서는 빛의 속도가 지상의 광섬유내에서 보다도 40% 빠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은 수십 년 안에 화성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즉 엘런 머스크의 이 아이디어는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까지 인터넷이 되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인 셈이다.
우리는 IT를 ‘상상하는 것을 현실이 되도록 도와주는 기술’로 정의한다. IT가 지속적으로 꽃을 피우려면 엘런 머스크처럼 거침없고 자유로운 상상이 존중받고, 또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동반돼야한다. 이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우리 나라에도 앨런 머스크와 같은 혁신적인 창조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의 성공 여부는 이처럼 혁신적인 창조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영웅으로 만드는 것에 달리지 않았을까.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허브원 이경주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kyungjulee20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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