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듯 방송아닌 방송같은 ‘모바일TV’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모바일IPTV는 방송서비스일까?
현행법상, 그리고 앞으로 나올 통합방송법을 다 통틀어도 모바일IPTV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의 푹(POOQ), CJ헬로비전의 티빙 등 모바일TV 서비스는 방송이 아니다. 분류를 하자면 인터넷으로 서비스 되는 OTT(Over The Top)다.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미디어, 스마트 미디어 등으로도 부를 수 있겠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를 통해 모바일TV는 네거티브, 최소, 자율규제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미래부가 추진하는 통합방송법에서도 모바일IPTV에 대한 규제나 정비방향은 없다. 일단 커가는 시장이니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이용해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감상하는 이용시간 비율은 2011년 2.3%에서 2014년 31.9%로 약 14배 증가했다. 앞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방송 콘텐츠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OTT를 방송으로 보고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부처간 협의 결과 규제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내렸다”며 “인터넷에 기반한 창의성을 발현해서 수익성을 높이고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규제보다는 진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바일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유료방송 사업자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하지 않고 방치해서 N스크린 등 모바일TV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방송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보다는 진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바일TV가 향후 방송시장을 뒤흔드는 폭탄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바람대로 순조롭게 성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방송사업자간 협상의 수단으로 작용하거나 점유율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되는 등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우 유료방송사들과의 콘텐츠재송신 협상을 진행하면서 모바일TV 서비스 푹(POOQ)을 유료방송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도구로 활용한 바 있다. 또한 모바일TV를 활성화 한다고 하지만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는 모바일IPTV 등에서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의 콘텐츠를 볼 수 없도록 송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모바일TV가 전통적인 TV 서비스를 대체할 수도 있다. 크롬캐스트 등을 통해 모바일TV에서 보던 콘텐츠를 대형TV 화면에서 시청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부가서비스지만 실제로는 방송법상의 서비스가 이뤄진다. 해외의 OTT 사업자와 방송사업자간 분쟁이 국내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CJ헬로비전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은 구글의 크롬캐스트와 콘텐츠 파트너 계약을 맺었지만 결국 지상파 방송은 배제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계약 문제제기 때문이었다. 정부는 OTT 활성화를 위해 규제 최소화, 자율규제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도 없다보니 힘센 사업자의 의도대로 시장이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민감한 점유율 규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모바일기기에서 보는 콘텐츠지만 얼마든지 TV로 화면을 옮길 수 있다. KT그룹의 경우 합산규제 통과로 더 이상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질 경우 모바일 분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1인가구가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권역제한을 받는 케이블TV 역시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타 권역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
인터넷 부가서비스로 규정됐지만 실제로는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실질적인 방송규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아직은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지 않지만 시청습관의 지속적인 변화, 광고, 시청률에 미치는 영향 등이 커질수록 인터넷 부가서비스 모바일TV가 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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