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5] CES 관통할 5대 트렌드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인터내셔널 CES’가 오는 6일(현지시각)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올해 CES2015는 140개국 3500여개 업체가 참가하며 관람객만 16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TV와 정보통신기술(ICT), 3D 프린터,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카 등이 주요 화두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이 곁들여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터줏대감 TV의 몸부림=CES는 그 해의 TV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작년에 이어 울트라HD(UHD)를 지원하는 제품이 대거 선보임과 동시에 퀀텀닷(Quantum Dot, QD) 기술이 적용된 액정표시장치(LCD) TV가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다. QD TV는 글로벌 TV 시장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관련 제품을 내놓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상태다. 여기에 중국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각 진영에서 바라보는 프리미엄 TV 기준은 ▲UHD ▲커브드(곡면) 혹은 벤더블(가변형) ▲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슬림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UHD와 곡면, QD에 집중한다. LC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곡률반경이 4200R(반지름 4200mm의 원 둘레만큼 휘었다는 의미)보다 더 휘어진 3000R 제품을 내놓으면 임장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LG전자의 경우 OLED와 함께 초슬림으로 승부한다. OLED TV는 55인치부터 77인치까지 다양한 화면크기와 함께 UHD가 기본이다. QD TV는 LCD 패널에서만 지원하며 곡면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OLED TV는 UHD와 곡면, LCD TV에서는 QD와 초슬림으로 밀고나갈 전망이다. OLED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LG전자 외에 더 많은 TV 업체에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이미 파나소닉과 OLED 패널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TV 업계의 흐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니, 샤프전자, 파나소닉 등 일본 TV 업체가 주춤한 가운데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하이얼로 대표되는 중국 6대 TV 업체의 동향이 핵심이다. 특히 스카이워스와 TCL은 적극적인 해외 수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올해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 LG전자의 대응 방향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대중화 원년=CES2015에서 웨어러블 기기는 그 어떤 제품보다 다양한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진입장벽이 낮고 시계나 밴드 등으로 만들기 손쉬워서다. 다만 그 형태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피트니스에 중점을 둔 스마트워치나 손목밴드에 국한될 것이다. 당장의 웨어러블 기기가 소화할 수 있는 기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와 함께 위성항법장치(GPS), 블루투스를 통해 모(母)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야 한다.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고 지역과 소비자 취향에 알맞은 형태로의 가공이다.
올해 웨어러블 기기는 삼성전자와 함께 애플이 애플워치와 같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급성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업체가 무난한 디자인과 센서를 갖춘 구글 안드로이드웨어 기반 스마트워치를 150달러 이하에서 최저 30달러까지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공할 계획이어서 CES2015에서도 이런 추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웨어 웨어러블 기기는 음성 검색, 길안내 내비게이션, 알림, 음성 메모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당연하지만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선택한 스마트 기기와의 시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확실한 것은 웨어러블 기기가 향후 결제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은 스포츠 활동 데이터 수집, 내비게이션, 전화 통화,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등에 관심이 많지만 탁월한 휴대성과 사용자 편의성 덕분에 향후에는 신분증, 교통카드 또는 계산대에서 결제 수단으로 적용될 것이다. CES2015를 통해 쏟아질 수많은 웨어러블 기기보다 이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솔루션 업체를 눈여겨봐야할 이유다.
◆3D 프린터가 만들 제조업 혁신=작년에 열린 CES2014에서도 그랬지만 3D 프린터의 무한한 가능성이 올해는 더 현실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단 시장 자체는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ES2015에 참가하는 대다수의 3D 프린터 업체가 이 부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핵심은 가격과 ‘재료 압출(Material Extrusion)’ 기술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소비자용 3D 프린터 시장의 주요 동인으로 저렴한 가격, 개선된 성능, 글로벌 공급의 확장을 꼽고 있다. 기업용 3D 프린터 시장의 경우 시제품 제작과 제조가 가능한 3D 프린팅 기술과 더불어 저렴한 가격, 향상된 품질, 넓어진 재료 선택권 등이 주요 동인이 될 것이다. 재료 압출 기술은 3D 프린터 성장의 핵심으로 지금은 가격이 저렴한 압출적층방식(재료를 녹여서 노즐에서 분사하면서 적층)이 일반적이지만 선택적 레이저소결방식(분말소재를 얇게 도포하고 레이저를 쏴 선택된 부분만 녹여서 굳힘)이 보다 널리 쓰이면 관련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상 최대 스마트카 전쟁=CES2015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자동차 업체와 기술이 전시된다.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자(CEO)가 기조연설을 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다. 불과 3~4년 만에 달라진 모습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스마트카와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가 핵심이 되겠지만 보다 진화한 모습이 기대된다. 자동차에서 LCD를 이용한 계기판이나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은 흔한 소재다. CES2015에서는 증강현실(AR)과 함께 무인주행과 차량 간 통신에 초점이 맞춰진다.
증강현실은 예컨대 차량용 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와 내비게이션의 새로운 기능 가운데 하나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분석하면서 운전자에게 갖가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도로 표시판만 보고 제한속도는 물론 사고다발지역, 낙석지역, 야생동물출연지역 등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도 일부 차량에 이런 기능이 제공되고 있으나 올해는 더 많은 업체와 모델에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무인주차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3년 기준으로 3600만대 정도인 전 세계 스마트카의 수가 오는 2020년까지 4배 이상 급증한 1억5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능은 점차 다양하고 고도화되고 있으나 지역별 규제가 천차만별이어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IoT와 스마트홈=IoT는 CES2015를 통해 구체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스마트홈을 통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세계 최대의 스마트홈 시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경쟁과 관심이 무척 뜨겁다. 전통적으로 생활가전은 CES에서 다루던 주요 화두는 아니었으나 IoT가 결합되면서 어떻게 사용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일단 플랫폼 경쟁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신얼라이언스’,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 ‘키비콘’ 등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홈 뒤편에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깔려 있다. 사실 스마트홈은 단순히 생활가전으로만 묶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는 가정 내에서의 에너지 모니터링과 보안 등 다른 시장이 포함되어 있다. 구글이 가정 내 온도조절기를 만드는 ‘네스트’와 폐쇄회로TV(CCTV)에 일가견이 있는 ‘드롭캠’을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IoT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 시대가 펼쳐지게 되면 디바이스와 플랫폼, 서비스 업계 사이의 합종연횡은 기본에 직간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CES2015는 이런 경쟁의 시작점에 불과하다. JP모건에서 전망한 전 세계 냉장고, 식기세척기, 에어컨, 주방가전, 진공청소기 시장규모를 보면 2017년까지 모두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스마트홈이 더해진 스마트가전도 2015년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시장규모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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