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구글, 게임 협력사와 밀착 행보…카카오 견제 나섰나
- 구글코리아, 개발사와 직접 협의…구글플레이 첫 화면에 게임 앱 노출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구글코리아가 국내 게임 협력사(파트너사)와 밀착 행보에 나서 눈길을 끈다. 예전처럼 구글 에디터가 임의로 추천(피처드) 앱을 선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발사(퍼블리셔)와 직접 협의를 통해 구글플레이 첫 화면에 게임 앱 노출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구글코리아가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시장 변수가 생겼다. 비(非) 카카오 게임이 구글플레이 인기·매출 상위권에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등 업계에서 “카카오 게임 플랫폼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엔 카카오 플랫폼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섰지만 이젠 카카오가 좋은 게임을 찾아서 읍소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구글코리아의 공격적인 행보는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 대한 견제를 넘어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엔 다음카카오도 활발히 움직이는 중이다. 지난 10월 게임 플랫폼을 통해 사전예약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협력사 충성도 높이기에 나섰다. 크게 보면 구글코리아와 다음카카오 간 모바일게임 플랫폼 헤게모니(주도권)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19일 구글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코리아가 구글플레이 첫 화면에 ‘페스티벌’, ‘대세게임’이라는 새로운 추천 게임 모음을 만들어 앱 노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추천 앱 모음은 넥슨과 첫 선을 보인 이후 게임빌·컴투스가 진행했다. 넥슨은 지난 11월에, 게임빌과 컴투스는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추천 앱 모음에서 10종 이상의 자사 게임들을 집중 노출했다. 게임빌 측은 “구글과 협의해 진행된 것”이라며 “광고로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극소수의 게임 앱을 제외하면 대다수 게임 앱들이 이름도 알리지 못한 채 서비스 중이거나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글플레이에 추천 게임으로 노출될 기회를 잡는다는 것은 절반의 성공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피처드에 선정되면 이용자와 매출 확보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경우엔 (추천 앱 선정 여부에 따라) 굉장한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이 같은 새로운 추천 앱 카테고리 등장에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여러 업체를 묶어 각 업체마다 1~2종 게임을 나열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닌 특정 회사의 게임들을 집중적으로 노출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나 마찬가지”라며 “결국 광고상품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측은 “(새로운 추천 카테고리는) 지금 테스트 단계”라며 “반응이 좋다면 계속적으로 시도할 수 있지만 확정된 부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글코리아가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게임 추천도 ‘멀티플 로그인’ 기준을 충족시켜야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멀티플 로그인은 페이스북이나 구글플러스 등 다양한 소셜 서비스 계정을 통해 앱에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구글이 내세운 개발사 가이드라인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측은 “파트너사와 두 번 진행한 게임 앱 피처드도 멀티플 로그인이라는 일관된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며 “특정 플랫폼을 배제하기 위한 기준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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